일제에 강제 동원돼 일본에서 창씨개명한 채로 묻힌 조선인 유골의 우리 이름 되찾아주기가 속속 진행되고 있다.
‘일제강점하 강제동원 피해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전기호)는 최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한 사찰에서 창씨개명한 채 안치돼 있는 101명의 유골 명부를 추적해 남한 출신 56명 중 21명의 본명과 유족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이 가운데 원주의 한 강제동원 희생자는 창씨개명한 ‘이와모토 소류’ 대신 본명인 ‘이상용’을 되찾았다. 이씨의 호적은 6·25 전쟁으로 주소지인 원주시 지정면사무소가 불타, 유족 찾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원주시 지정면사무소에서 포기하지 않고 마을 이장과 동네 어른들을 찾아다니며 수소문한 끝에 본명과 유일한 혈육인 외동딸 성자(62)씨를 찾게 됐다.
유복자이기도 한 성자씨는 “아버지의 호적과 흔적을 찾으려고 태평양전쟁 희생자 유족회와 면사무소 등을 찾아다니며 무려 20여년 넘게 헤맸는데 이번에 유골을 찾게 돼 가슴에 맺힌 한을 조금이나마 풀게 됐다”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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