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어머니를 버려 숨지게 한 뒤 1년 만에 돌아와 주검을 발견하고도 이를 방치한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수원 중부경찰서는 4일 존속살해 혐의로 홍아무개(27)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홍씨는 2003년 11월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의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방에 하반신이 마비되고 치매에 걸린 어머니 정아무개(당시 62살)씨를 버려 굶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홍씨는 어머니 정씨를 버린 지 1년 뒤인 지난해 10월 집에 들렀다가 어머니 주검을 발견하고도 그냥 버려둔 채, 공기 환기만 시키고 다시 집을 나갔다. 정씨의 주검은 지난 3일 ‘어머니에게 인사를 드리겠다’며 찾아간 홍씨의 친구 김아무개(27)씨한테 발견됐다.
경찰은 부모의 이혼 뒤 10여년 동안 어머니와 단 둘이 살아온 홍씨가 다세대주택 반지하로 이사와 가재도구도 들여놓지 않고 다음날 바로 집을 나간 점으로 미뤄 계획된 행위로 보고 있다.
정씨는 경찰에서 “1999년 어머니가 빗길에 넘어져 하반신이 마비된 뒤 치매까지 겹쳐 모시기 부담스러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김기성 기자 rpqkf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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