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선박수리 전문 조선업체인 울산 현대미포조선이 30년 만에 새 선박을 만드는 회사로 변신했다.
현대미포조선은 1997년 3도크, 2000년 4도크, 2002년 2도크를 수리에서 새 선박을 만드는 신 조선 도크로 바꾼 데 이어 최근 나머지 1도크에서도 새 선박인 석유화학제품운반선 2척을 건조하기 시작했다고 5일 밝혔다.
75년 선박수리 전문회사로 출범한 이 회사는 국내외 각종 선박 8200여척을 수리하는 등 수리 조선업계에서 줄곧 선두 그룹을 유지해왔다. 90년대 들어 중국 등 후발 수리 조선업체들이 값싼 인건비를 내세워 맹렬하게 추격해 오자, 96년부터 신 조선 사업으로 전환에 나섰다.
특히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이 주로 대형 선박 위주로 수주하고 있는 것을 감안해 틈새 시장인 중형 석유화학제품운반선 중심으로 수주에 나서는 특화전략을 폈다. 97년 신 조선 1호인 ‘람폼반프’호를 시작으로 지난해 36척을 인도하는 등 중형 선박 건조 부문에서 세계 1위에 올랐다.
또 신 조선 부문의 초창기 경영 위험을 줄이기 위해 99년 베트남에 수리전문 합작법인 ‘비나신’을 설립해 지금까지 500여척을 수리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전년도(1조2025억 원)보다 19% 늘어난 1조431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순이익 규모도 전년도(331억 원)에 비해 221% 늘어난 1063억원에 이르렀다. 또 3년치 이상의 일감인 195척(74억 달러)의 수주 잔량을 확보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수리 조선업으로는 미래가 없다고 판단해 한 발 앞서 고부가가치 분야인 신 조선으로 업종을 전환한 것이 주효했다”면서 “앞으로 컨테이너선 등 선종을 다양화해 신 조선 분야의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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