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만원 사회발전시스템연구소 소장. 강창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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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신적 반공주의는 어디까지 갈까. 틈만 나면 냉전체제로의 복귀를 꿈꿔 대표적인 극우인사로 꼽히는 지만원씨가 이번에는, 강원도 양양 산불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지씨는 6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산불의 출발점은 북측 비무장지대(DMZ)”라며 이번 산불의 목표가 전략적 요충지인 태백산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육사 출신으로 군사평론가임을 자처하는 지씨의 주장은 5일 연합뉴스의 한 기사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는 5일 군 관계자의 말을 빌어 “북한이 매년 상호침투를 막기 위해 북서풍이 불 때 자기쪽 비무장지대에 불을 지르곤 한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국방부는 이에 “출처를 확인할 수 없는 군 관계자를 인용한 내용으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런 소동 뒤에 지씨는 ‘양양 산불’마저 북쪽의 소행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나선 것이다.
지만원 “산불은 전략요충지 태백산 겨냥한 북쪽의 소행”
일단 그의 주장을 원문 그대로 옮겨보면 아래와 같다.
“태백산은 전략적 요충지, 낙산사 인근 지역에는 중요한 군사시설들이 7개나 밀집돼 있는 군사요충지입니다. 한국최고의 군사 요충지이며 전략적 가치가 있는 지역입니다. 1,400고지에는 레이더 기지, 통신중계기지, 유도탄 기지들이 널려 있습니다. 낙산사가 탔다면 거기에까지를 겨냥했을 것입니다. 산불의 출발점은 북측 DMZ! 제가 보기엔 이 산불은 북한이 질렀습니다. 386주사파들엔 이런 북한이 조국이라 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앞으로 어떤 사태가 발생하겠습니까? 북에서 쿠데타가 발생하지 않는 한, 전쟁은 반드시(?) 발생합니다. 김정일의 마지막 발악이 시작됐습니다. 동맹의 파기 역시 그 발악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이제 한국의 피해를 생각할 필요 없이 김정일 제거 작전을 수행할 것입니다. 김정일이 과연 앉아서 당할까요? 별 기상천외한 작전을 다 동원할 것입니다. 땅굴은 반드시 있습니다. 그것도 도처에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특수 공작요원들도 이미 수천 명 단위로 들어와 있다는 정보가 있습니다. 미국이 군사작전을 개시하기 전에 이들이 연합하여 무슨 짓을 저지를까요? 미국의 북폭이 시작되면 인민군은 반드시 서울을 폭격합니다. 화학무기-생물학 무기도 쏠 것으로 보입니다. 가만히 있다 당하는 것보다는 서로 지혜를 나누어야 할 것입니다. 너무 황당한 말씀들은 자제해 주시고 각 상황에 대해 어떤 대책이 있는지 차분히 지혜를 짜내주시기 바랍니다.” 북한이 60㎞ 떨어진 불씨 쏘아올리는 ‘신기술’을 개발했나? 옮기는 공간이 아깝고 계면쩍을 내용을 그대로 옮긴 이유는 그의 글 어디에도 ‘전문가’에 어울릴 만한 논리적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굳이 찾자면, ‘태백산은 군사적 요충지다’ ‘김정일은 마지막 발악을 시작했다’ ‘땅굴은 있다’ 정도다. 이번 강원도 화재에 관한 기초적인 사실을 모른 채 지씨의 주장을 들으면, 비무장지대에서 출발한 불이 강원도 고성을 거쳐 60㎞ 가량 떨어진 양양까지 번진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그렇다면 그의 황당한 주장을 굳이 꿰맞추자면 “땅굴을 타고 들어온 무장공비가 양양에 불을 질렀다” 정도로밖에 해석할 수 없는 것이다. 아니면 북서풍에 맞춰 불을 지르고 난 뒤 60㎞ 바깥의 군사적 요충지를 향해 불씨를 쏘아올리는 ‘신기술’을 북한이 개발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럼에도 ‘북한 발화설’을 핵심으로 한 지씨의 주장은 영화 <공동경비구역>의 한 장면과 겹쳐, 바람이 반대로 불때는 남쪽에서도 불을 놓기도 한다는 주장과 함께 그럴 듯하게 포장돼 인터넷에 번지고 있다. 비무장지대 상황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이렇다. 북쪽에서 종종 불이 나는데 시계를 확보하기 위한 작전 차원에서 일부러 불을 지르는지, 실수로 인한 것인지 분명치 않다는 것이다. 불씨가 남쪽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노리고 했다는 주장은 소설에 가깝고, 게다가 양양 산불이 북한의 불씨 때문이라는 주장은 황당하다는 것이다. 분위기는 조금 다르지만 지씨의 이런 주장은 정치권으로 ‘옮겨’ 붙었다. 한나라당의 맹형규 정책위의장은 6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북한이 북서풍이 불 때 불을 놓는다는데, 그게 여기(남쪽 혹은 강원도)로 번질 수 있는 만큼 북과 얘기해서 서로 산불을 예방할 수 있게 협조 시스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태백산은 전략적 요충지, 낙산사 인근 지역에는 중요한 군사시설들이 7개나 밀집돼 있는 군사요충지입니다. 한국최고의 군사 요충지이며 전략적 가치가 있는 지역입니다. 1,400고지에는 레이더 기지, 통신중계기지, 유도탄 기지들이 널려 있습니다. 낙산사가 탔다면 거기에까지를 겨냥했을 것입니다. 산불의 출발점은 북측 DMZ! 제가 보기엔 이 산불은 북한이 질렀습니다. 386주사파들엔 이런 북한이 조국이라 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앞으로 어떤 사태가 발생하겠습니까? 북에서 쿠데타가 발생하지 않는 한, 전쟁은 반드시(?) 발생합니다. 김정일의 마지막 발악이 시작됐습니다. 동맹의 파기 역시 그 발악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이제 한국의 피해를 생각할 필요 없이 김정일 제거 작전을 수행할 것입니다. 김정일이 과연 앉아서 당할까요? 별 기상천외한 작전을 다 동원할 것입니다. 땅굴은 반드시 있습니다. 그것도 도처에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특수 공작요원들도 이미 수천 명 단위로 들어와 있다는 정보가 있습니다. 미국이 군사작전을 개시하기 전에 이들이 연합하여 무슨 짓을 저지를까요? 미국의 북폭이 시작되면 인민군은 반드시 서울을 폭격합니다. 화학무기-생물학 무기도 쏠 것으로 보입니다. 가만히 있다 당하는 것보다는 서로 지혜를 나누어야 할 것입니다. 너무 황당한 말씀들은 자제해 주시고 각 상황에 대해 어떤 대책이 있는지 차분히 지혜를 짜내주시기 바랍니다.” 북한이 60㎞ 떨어진 불씨 쏘아올리는 ‘신기술’을 개발했나? 옮기는 공간이 아깝고 계면쩍을 내용을 그대로 옮긴 이유는 그의 글 어디에도 ‘전문가’에 어울릴 만한 논리적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굳이 찾자면, ‘태백산은 군사적 요충지다’ ‘김정일은 마지막 발악을 시작했다’ ‘땅굴은 있다’ 정도다. 이번 강원도 화재에 관한 기초적인 사실을 모른 채 지씨의 주장을 들으면, 비무장지대에서 출발한 불이 강원도 고성을 거쳐 60㎞ 가량 떨어진 양양까지 번진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그렇다면 그의 황당한 주장을 굳이 꿰맞추자면 “땅굴을 타고 들어온 무장공비가 양양에 불을 질렀다” 정도로밖에 해석할 수 없는 것이다. 아니면 북서풍에 맞춰 불을 지르고 난 뒤 60㎞ 바깥의 군사적 요충지를 향해 불씨를 쏘아올리는 ‘신기술’을 북한이 개발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럼에도 ‘북한 발화설’을 핵심으로 한 지씨의 주장은 영화 <공동경비구역>의 한 장면과 겹쳐, 바람이 반대로 불때는 남쪽에서도 불을 놓기도 한다는 주장과 함께 그럴 듯하게 포장돼 인터넷에 번지고 있다. 비무장지대 상황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이렇다. 북쪽에서 종종 불이 나는데 시계를 확보하기 위한 작전 차원에서 일부러 불을 지르는지, 실수로 인한 것인지 분명치 않다는 것이다. 불씨가 남쪽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노리고 했다는 주장은 소설에 가깝고, 게다가 양양 산불이 북한의 불씨 때문이라는 주장은 황당하다는 것이다. 분위기는 조금 다르지만 지씨의 이런 주장은 정치권으로 ‘옮겨’ 붙었다. 한나라당의 맹형규 정책위의장은 6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북한이 북서풍이 불 때 불을 놓는다는데, 그게 여기(남쪽 혹은 강원도)로 번질 수 있는 만큼 북과 얘기해서 서로 산불을 예방할 수 있게 협조 시스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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