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권력의 하수인이었다.”
폭력조직 서방파 두목으로 잘 알려진 김태촌(57) 씨가 깜짝 놀랄 고백을 한다. 1986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인천 송도호텔 나이트클럽 사장 피습사건’이 한 부장 검사의 사주에 따른 것이었으며, 정치인·연예인·법조인·종교인 등이 유착관계에 있었다는 것까지 까발린다. 오는 9일 밤 방송될 SBS의 <정진영의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다.
그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송도호텔 사건’이 채무관계로 인한 원한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수사결과는 잘못된 것이며, 해당 부장검사의 사주라는 증거로 그와의 대화가 담긴 녹음테이프와 그가 써준 혈서를 갖고 있다고 밝힌다. 김씨는 그 부장검사가 살인을 지시했지만 실제는 다리만 공격했으며, 범행 의뢰를 위해 해당 검사가 교도소까지 찾아오는 등 계획적으로 접근했다는 놀라운 주장도 공개한다.
아울러 김씨는 국회의원과 목사, 검사 등이 유착해 도움을 주고받았다고도 밝힌다. 유아무개 의원과 이아무개 전 검사(현재 변호사), 아무개 목사 등이 그와 친분을 유지하며 도움을 주고받았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이런 사실들을 토대로, 송도호텔 사건의 전말을 되짚어보고, 해당 목사·검사·정치인·사업가들을 직접 인터뷰해 김태촌 발언의 진위 여부를 확인한다.
제작진은 김씨가 한 잡지에 연재한 수기 500여장을 바탕으로, 지난해 10월 보호감호 재심을 앞두고 형집행 일시정지로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김씨를 만나 인터뷰 했다. 이 수기에는 76년 ‘신민당 각목 전당대회 사건’으로 시작된 정치권 연루 사건부터 조폭들 끼리의 전쟁 등 갖가지 사건의 내막과 정치·연예·스포츠계 등 그와 인연을 맺은 이들에 대한 사연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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