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때문에 어머니와 함께 여관에서 살던 어린이가 숨진 채 발견되고 어머니는 행방불명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어린이는 적어도 일주일 전에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어머니는 어린이가 주검으로 발견된 날까지 같은 방에서 살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광명경찰서는 “지난 28일 밤 9시께 광명시 ㅎ여관 객실에서 김아무개(35·여)씨의 아들 김아무개(8·서울 ㄱ초등학교 1년)군이 숨진 채 발견돼 수사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그러나 어머니 김씨는 주검이 발견된 날 여관을 나간 뒤 연락이 끊겨 어디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김군의 주검이 부패가 심해 타살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맡겼다.
여관 주인(52)은 “객실에 악취가 심해 비상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김군이 침대 위에 눈 부위까지 이불을 덮어쓴 채 숨져 있었다”며 “김군 모자는 4월28일부터 월 30만원을 내고 여관에서 살았으며, 김군은 일주일 전부터 보이지 않았고 어머니는 28일 오전 6시께 여관을 나갔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은 김군 주검이 부패가 많이 진행돼 숨진 지 일주일이 넘은 점, 방 안이 깔끔하게 정리정돈된 점 등으로 미뤄 어머니 김씨가 숨진 김군을 데리고 여관방에서 열흘 가까이 살아온 것으로 보고 있다.
김군 모자는 아버지(37)의 사업 실패로 이 여관에 장기투숙했으며, 김군의 아버지는 충남 천안에서 막노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군이 다녔던 초등학교의 교사는 “김군은 지난 15일부터 등교하지 않았고 부모와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며 “김군은 평소 단정한 차림새를 하고 다녀 여관에서 어렵게 생활하는 줄은 몰랐다”고 전했다.
경찰은 사라진 김군 어머니가 갖고 있는 휴대전화 전원이 광명시 일대에서 꺼진 사실을 확인하고 행방을 찾고 있다.
한편, 김군은 지난 3월 서울 ㄱ초등학교에 입학했다가 5월14일 중순께 천안 ㄱ초등학교로 전학한 뒤, 채 한달도 안 된 6월11일 서울의 같은 학교로 다시 돌아왔다. 광명/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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