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대하게 처리 좀 해 달라!”
이용희 국회부의장이 29일 국회 법사위의 서울중앙지검 국감에서 피감자인 안영욱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공개적인 청탁을 해 빈축을 샀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 쪽이 경선 과정에서 대통령 명의를 도용한 사건을 잘 처리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이 부의장은 “종로 지역에서 구의원이 명의를 도용해서 구속됐는데 이게 죄질이 무거운가. 처벌 조항과 처벌은 어떻게 되냐”고 물었다. 안 지검장은 “약 500여명의 대상자 명단을 본인 동의 없이 등록한 게 범죄 사실”이라며 “구속돼 있으니까 재판을 받아야 될 만한 무거운 형이 예상된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부의장은 “대통령 아닌 그 이상의 사람 명의를 도용해도 투표를 안 하면 소용 없는 거 아니냐”며 “관대하게 처리 좀 해 달라”고 부탁했다. 느닷없이 공개적인 사건 ‘청탁’을 받은 안 지검장은 “의원님 지적, 수사하는 데 참작하겠다”고 답했으나, 이 부의장은 “참작 수준이 아니라, 관대하게 처리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김태규 박현철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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