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씨-허씨 소개한 게 전부”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은 7일 보도자료를 내어,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개발사업 의혹에 자신은 아무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전대월씨에게 석유전문가인 허문석씨의 연락처를 알려주고, 허씨에게도 ‘알아서 판단하시라. 결국 비지니스적인 판단이 가장 중요하지 않겠냐’고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비서관이 지난달 말 허문석 한국크루드오일(KCO) 대표, 전대월 하이앤드 사장, 신광순 철도공사 사장(사건 당시 철도청 차장) 등 사건 관련자들과 전화 통화한 내용을 담은 녹취록을 함께 공개했다. 이 의원은 “전씨 등이 내 이름을 팔고 다닌다는 소문이 들려 통화 내용을 녹음했다”고 설명했다.
녹취록을 보면, 허씨는 이 의원쪽과의 전화통화에서 “(전대월씨와 왕영용 철도공사 사업개발본부장이) 나에게는 안 알려주고 두번씩 자기들만 현지를 다녀오고 보고서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전씨는 “이 의원의 소개로 허씨를 소개받았고, 어느날 갑자기 허씨가 왕 본부장을 데리고 와서 소개해 사업을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공세의 고삐를 한층 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이날 당 상임운영위에서 “여당이 국정조사를 회피하면 특별검사를 임명하든지 해서 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맹형규 정책위의장은 “유전개발사업이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과 연관성은 없는지, 그리고 (계약과정에서) 리베이트는 없었는지, 있었다면 어디로 흘러갔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철도청등 이 의원에 거듭 지원요청
“거절했다”해명에도 의문은 여전 이광재(40) 열린우리당 의원이 철도공사의 러시아유전 투자 사건에 개입했는지, 개입했다면 어느 정도인지가 관심이 되고 있다. 감사원은 6일 “지난해 10월20일 자금 압박을 받던 코리아크루드오일 사장 허문석(71)씨와 왕영용 철도공사(당시 철도청) 사업개발본부장이 이 의원을 찾아가 석유사업기금을 지원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왕 본부장의 진술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은 ’철도청이 왜 그런 일을 하느냐’고 말했다”고 왕 본부장은 진술했다. 또 11월8일에는 신광순 철도공사 사장(당시 철도청 차장)이 이 의원 사무실에 찾아가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감사원 조사에서 확인됐다. 애초 러시아유전 투자를 제안하고 전대월(43) 하이앤드 사장과 함께 코리아크루드오일을 차린 권광진(52) 쿡에너지 사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사업 초기 전씨로부터 ‘이 의원한테 아이디어를 가져가니, 전문가한테서 검증을 받아 오면 검토를 하겠다고 답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전씨등, 이 의원 후원자로 여긴듯
사건에 이 의원 주변 개입 ‘잡음’ 이를 종합하면, 이 의원은 지난해 7월 전씨와 허씨 등이 러시아유전 투자사업을 구상할 때부터 러시아 알파에코사에 코리아크루드오일의 계약금 62억원이 건네진 지난해 10월 이후까지 이 사업 중심 인물들과 접촉하며 지원 요청을 받은 셈이다. 당시 철도청 차장과 본부장, 코리아크루드 오일 사장이 이 의원을 계속 찾은 것은 이들이 이 의원을 ‘후원자’로 여겼다고 해석할 여지도 있다. 이 의원은 여러 차례 해명을 통해, 지난해 7월 동향 출신인 전씨를 허씨에게 소개시켜 준 점을 인정했다. 전씨가 유전사업 투자자를 찾는다고 하자, 노무현 대통령의 전 후원회장인 이기명씨의 소개로 알고 지내던 허씨에게 가보라고 했다는 것이다. 지질학 박사인 허씨가 유전에 대해 잘 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의원은 전씨를 허씨와 연결시킨 것은 단순한 소개에 불과하고, 이후 철도청 등의 지원 요청은 묵살해 버렸다고 해명하고 있다. 전씨와 철도공사 관련자들도 이런 이 의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듯한 주장을 하고 있다.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빌려 호가호위한 게 이번 사건의 본질이라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후에도 이 사업 진행과정에서 이 의원이 이름이 계속 등장하면서 의문부호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의 중심인물들이 이 의원 주변인물들이고 사업 전개과정에서 잇따라 이 의원과 접촉했다는 점, 이 의원이 평소 러시아 자원개발에 적극적인 언행을 한 점이 의혹을 부풀리는 근거가 되고 있다. 이본영 정인환 기자 ebon@hani.co.kr
철도청등 이 의원에 거듭 지원요청
“거절했다”해명에도 의문은 여전 이광재(40) 열린우리당 의원이 철도공사의 러시아유전 투자 사건에 개입했는지, 개입했다면 어느 정도인지가 관심이 되고 있다. 감사원은 6일 “지난해 10월20일 자금 압박을 받던 코리아크루드오일 사장 허문석(71)씨와 왕영용 철도공사(당시 철도청) 사업개발본부장이 이 의원을 찾아가 석유사업기금을 지원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왕 본부장의 진술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은 ’철도청이 왜 그런 일을 하느냐’고 말했다”고 왕 본부장은 진술했다. 또 11월8일에는 신광순 철도공사 사장(당시 철도청 차장)이 이 의원 사무실에 찾아가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감사원 조사에서 확인됐다. 애초 러시아유전 투자를 제안하고 전대월(43) 하이앤드 사장과 함께 코리아크루드오일을 차린 권광진(52) 쿡에너지 사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사업 초기 전씨로부터 ‘이 의원한테 아이디어를 가져가니, 전문가한테서 검증을 받아 오면 검토를 하겠다고 답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전씨등, 이 의원 후원자로 여긴듯
사건에 이 의원 주변 개입 ‘잡음’ 이를 종합하면, 이 의원은 지난해 7월 전씨와 허씨 등이 러시아유전 투자사업을 구상할 때부터 러시아 알파에코사에 코리아크루드오일의 계약금 62억원이 건네진 지난해 10월 이후까지 이 사업 중심 인물들과 접촉하며 지원 요청을 받은 셈이다. 당시 철도청 차장과 본부장, 코리아크루드 오일 사장이 이 의원을 계속 찾은 것은 이들이 이 의원을 ‘후원자’로 여겼다고 해석할 여지도 있다. 이 의원은 여러 차례 해명을 통해, 지난해 7월 동향 출신인 전씨를 허씨에게 소개시켜 준 점을 인정했다. 전씨가 유전사업 투자자를 찾는다고 하자, 노무현 대통령의 전 후원회장인 이기명씨의 소개로 알고 지내던 허씨에게 가보라고 했다는 것이다. 지질학 박사인 허씨가 유전에 대해 잘 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의원은 전씨를 허씨와 연결시킨 것은 단순한 소개에 불과하고, 이후 철도청 등의 지원 요청은 묵살해 버렸다고 해명하고 있다. 전씨와 철도공사 관련자들도 이런 이 의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듯한 주장을 하고 있다.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빌려 호가호위한 게 이번 사건의 본질이라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후에도 이 사업 진행과정에서 이 의원이 이름이 계속 등장하면서 의문부호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의 중심인물들이 이 의원 주변인물들이고 사업 전개과정에서 잇따라 이 의원과 접촉했다는 점, 이 의원이 평소 러시아 자원개발에 적극적인 언행을 한 점이 의혹을 부풀리는 근거가 되고 있다. 이본영 정인환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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