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리카 문화 알리고 기아 돕고파”
평생 수집한 70여 부족 문화재 650점 전시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 가면 황토빛깔을 띤 독특한 외관의 건물을 만날 수 있다. 거친 것 같으면서도 세련되고, 투박한 것 같으면서도 정감을 띠고 있는 ‘아프리카박물관’이 그곳이다.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동쪽 2600여 평의 터에 지하 1층 지상 3층(1200평)규모로 지어진 박물관은 외관부터가 관광객들의 눈길을 휘어잡는다.
7일 문을 연 이 박물관 한종훈(64) 관장은 이미 98년 서울 대학로에 아프리카미술박물관을 개관해 언론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런 그가 자신의 모든 것을 처분하고 ‘제2의 고향’ 제주도에 박물관을 세운 것이다.
90년대 중반부터 일주일, 열흘 단위로 제주에 머물다가 아예 정착하기로 하고 2002년부터 이전계획을 추진했다.
“서아프리카 말리의 젠네라는 소도시에 있는 1200년대의 젠네 대사원을 토대로 했습니다. 지난 88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세계 최대의 흙 건축물이기도 하지만 북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의 전통 건축양식을 함께 갖추고 있어 가장 아프리카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가 지금까지 모은 미술품과 조각품은 18세기 작품부터 시작해 아프리카 30여개국 70여 부족의 650점으로 박물관에 전시된다. 이외에도 사진작가 김중만 씨의 아프리카 사진 150점이 상설 전시되고, 프랑스 미술가 엘로디의 아프리카작품들도 전시된다.
그는 앞으로 박물관을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아프리카 대륙과 문화를 알리고, 어린이 체험장으로 활용할 꿈을 키우고 있다.
“어린이 미술교실을 활성화하고, 어느 정도 여력이 되면 제주지역의 결식아동과 아프리카에서 기아에 시달리는 어린들을 돕고 싶습니다” 그의 소망이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