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유전사업 의혹’ 개입여부 관심
사업관계자들, 이 의원 후원자로 여긴듯
이 의원 전화녹취록 공개 “전씨-허씨 소개만” 이광재(40) 열린우리당 의원이 철도공사의 러시아유전 투자 사건에 개입했는지, 개입했다면 어느 정도인지가 관심이다. ◇ 이 의원, 관련자들 잇따라 접촉=감사원은 6일 “지난해 10월20일 자금 압박을 받던 코리아크루드오일(KCO) 사장 허문석(71)씨와 왕영용 철도공사(당시 철도청) 사업개발본부장이 이 의원을 찾아가 석유사업기금을 지원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왕 본부장의 진술을 공개했다. 또 11월8일에는 신광순 철도공사 사장(당시 철도청 차장)이 이 의원 사무실에 찾아가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감사원 조사에서 확인됐다. 애초 러시아유전 투자를 제안하고 전대월(43) 하이앤드 사장과 함께 코리아크루드오일을 차린 권광진(52) 쿡에너지 사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사업 초기 전씨로부터 ‘이 의원한테 아이디어를 가져가니, 전문가한테서 검증을 받아 오면 검토를 하겠다고 답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를 종합하면, 이 의원은 지난해 7월 전씨와 허씨 등이 러시아유전 투자사업을 구상할 때부터 러시아 알파에코사에 코리아크루드오일의 계약금 62억원이 건네진 지난해 10월 이후까지 이 사업 중심 인물들과 접촉하며 지원 요청을 받은 셈이다. 이 의원은 여러 차례 해명을 통해, 지난해 7월 동향 출신인 전씨를 허씨에게 소개시켜 준 점을 인정했다. 전씨가 유전사업 투자자를 찾는다고 하자, 노무현 대통령의 전 후원회장인 이기명씨의 소개로 알고 지내던, 지질학 박사로 유전에 대해 잘 아는 허씨에게 가보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한 소개에 불과하고 이후 철도청 등의 지원 요청은 묵살해 버렸으며,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빌려 호가호위한 게 이번 사건의 본질이라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 이 의원 해명과 한나라당 추가 의혹 제기=이 의원은 7일 자신의 비서관이 지난달 말 관련자들과 전화 통화한 내용을 담은 녹취록을 공개하며 거듭 결백을 주장했다. 녹취록을 보면, 허씨는 이 의원 쪽과의 전화통화에서 “ 왕 국장이 개인적으로 욕심을 부린 것 같은데, 나한테는 안 알려주고 두 번씩 자기들(전씨와 왕 국장)만 (현지를) 다녀왔다”고 말했다. 전씨는 “이 의원이 거기 관여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이 의원님의 소개로 허 박사님을 소개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돼있다. 한편, 김병호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당시 철도청이 석유 개발 등의 수익사업을 정관에 넣기 전부터 이미 사업을 진행했다는 사실을 공개함으로써 의혹에 추가 불씨를 지피려 시도했다. 고 8월23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사실이 드러나 다. 철도청 산하 철도진흥재단은 새 정관이 시행된 지난해 8월23일 이 전인 은달 16일 코리아크루드오일에 대한 대출 확약보증을 하고 다음날 이 회사 설립에 참여하는 등 규정을 어겼다는 것이다. 이본영 정인환 황준범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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