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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의사 가족 골프·꿩사냥 등 지원…
연구원·간호사 병원에 무급파견

등록 2007-11-01 20:15수정 2007-11-01 21:51

제약회사 리베이트 적발 내용 및 과징금 규모
제약회사 리베이트 적발 내용 및 과징금 규모
제약회사 리베이트 백태
공정위, 10개사 적발 과징급 200억원 부과

의사 가족들의 꿩사냥 지원에 종합병원 연구원 파견까지….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10개 제약회사의 부당고객유인행위 적발 사례를 보면, 제약사들은 자사 의약품 처방을 늘리려 병원·의사·약국 등에 갖가지 명목으로 물품과 현금을 지원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시정조처와 함께 199억6800만원의 과징금을 내리고, 매출 상위 5개사인 동아제약·유한양행·한미약품·녹십자·중외제약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가 추산하는 소비자 피해액은 2조1800억원에 이른다. 일반 상품과 달리 처방을 받는 약의 경우,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사실상 의사에 달려있다. 이번 조사에서 제외됐던 병원·의사 등 리베이트를 받은 쪽에 대한 조사가 검찰수사에선 이뤄질지 주목된다.

■ 리베이트 백태=제약사들은 의사 등에게 골프접대·세미나 지원 및 병원 의국 운영비나 회식비용 지원 등을 ‘관행’처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에 골다공증 검사기계, 리모델링비 지원 등을 한 사례도 있었다. 한미약품은 특정 학회의사 59명 및 가족들을 대상으로 골프·바다낚시·꿩사냥 등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1억2천만원을 지출했고, 한국 비엠에스는 수도권 의사 40명과 가족들의 숙박비·놀이동산 이용권 등을 댔다. 또 몇몇 회사들은 아예 자신들이 급료를 지급하는 연구원이나 임상간호사를 병원에 파견하기도 했다.

제약사들이 대가없이 한 건 아니다. 일정금액 이상과 이하의 처방을 나눠 제공받는 물품을 선택하게 하는 등, 제약사들은 리베이트 제공시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하기도 했다. 15개 종합병원 의사들을 자신이 판매하는 항암제 처방량에 따라 3그룹으로 나눠 ‘등급관리’를 하는 곳도 있었다. 이번에 적발된 10개사의 리베이트성 자금 규모는 5228억원이다

박카스·판피린 등을 도매상이 약국에 재판매할 때 가격을 지정하고 이를 어기면 계약을 해지하거나 제재한 동아제약처럼, 몇몇 회사의 재판매가격 유지행위 또한 적발됐다.

■ 매출액 20%가 리베이트= 공정위는 “일반 제조업의 판매비 및 관리비가 보통 매출액의 12.2%인 데 비해 제약회사는 35.2%로 월등히 높다”고 밝혔다. 이 차이에 해당하는 20% 정도가 리베이트 등으로 빠져나간다고 보는 것이다. 공정위는 과거 정부규제가 심해 시장경쟁원리 도입이 더딘 업종들을 집중조사하기로 하고, 제약업계에서 17개사를 선택해 지난 1년여간 조사를 벌여왔다. 나머지 7개사에 대한 과징금 등 시정조치는 연내 발표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번에 지목된 업체들만 특별히 더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 셈이다.

특히 리베이트를 받은 쪽에 대한 처벌이 없다는 점에 대해, 김병배 공정위 부위원장은 “앞으로 검찰 수사에서 제약사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배임·수뢰죄에 대한 혐의도 조사되기를 기대한다”며 “강제조사권 없는 공정위 조사에 한계도 느꼈고, 과거 두차례 시정조치에도 이런 관행이 사라지지 않은 것을 보고 더이상 행정조처로만 해결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에선 병원이나 약국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검찰이 자료를 요청할 경우 공정위가 응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 공정위는 이번 조사내용을 보건복지부·국민건강보험공단·국세청에도 통보해 의료법 위반 여부 및 세금탈루 여부를 가려줄 것 또한 요청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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