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착수…검찰, 연세대 치대 편입비리 본격 수사
교육인적자원부가 서울에 있는 주요 사립대학들의 편입학 전형과 운영 실태를 전면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연세대 치과대 편입학 비리 전반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연세대 사건을 계기로 서울 소재 주요 사립대학을 중심으로 편입학에 문제가 없는지 조사할 것”이라며 “사립대는 필요한 경우에 감사를 하기로 돼 있고 감사 대상을 무작위로 선정해 주요 대학이 감사 대상에 오래 누락될 수 있어, 보완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우형식 교육부 대학지원국장은 이날 “편입학 정원이 많은 대규모 대학 등을 중심으로 편입학 실태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규태 교육부 대학학무과장은 “오는 15일 대학 수학능력 시험을 앞두고 있고, 감사 또는 점검 인력에 한계가 있다”며 “그러나 대학 편입학 전반을 감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어 구체적인 점검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우선 지난 30일부터 연세대 등 대학 8곳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학사행정 운영 실태 점검’에서 편입학에 비중을 둬 살펴볼 계획이다. 교육부는 오는 5일 연세대를 점검할 예정이었으나, 연세대 쪽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일정을 연기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 와 일정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정창영(64) 전 연세대 총장의 부인 최윤희(62)씨의 편입학 청탁 관련 금품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김오수)는 이 대학 치과대 편입학 비리 전반을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전날 연세대 입학처로부터 치의학과 편입학 합격자 명단 등 관련 자료를 넘겨받았다. 구본민 차장검사는 “이번주 안에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할 것”이라며 “연세대의 편입학 과정을 모두 다 보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르면 2일부터 최씨에게 딸의 치의학과 편입학 청탁과 함께 2억원을 건넸다 돌려받았다고 밝힌 김아무개(50)씨와 두 사람을 연결해 준 최아무개(77)씨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최씨의 대리인 이문호 변호사는 “최씨는 아들이 5년 전 벤처사업을 하다 진 빚을 갚기 위해 돈을 빌렸으며, 빌린 2억원 가운데 1억7천만원을 빚을 갚는 데 썼을 뿐”이라고 말했다.
연세대는 이날 정 전 총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이에 따라 윤대희(56·전기전자공학부) 교학부총장이 총장 직무대행을 맡아 업무를 시작했다. 윤 총장 직무대행은 “교무위원들의 의견을 모아 이번 사건에 대한 내부조사 방식을 결정하겠다”며 “학교에서 줄 수 있는 자료는 모두 검찰에 제공해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수범 노현웅 기자 kjls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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