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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대학 뒷돈 편입학’ 잡음 왜? 성적 비공개·교육부 견제 없어

등록 2007-11-02 09:36수정 2007-11-02 11:39

전국 대학 편입학 응시자 수
전국 대학 편입학 응시자 수
연세대 총장 부인의 편입학 돈거래 의혹은 편입학 전형이 전적으로 대학 재량에 맡겨져 불투명하게 운영된 데 따른 예견된 사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요 사립대의 편입학 실태를 전면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나선 교육부가 그동안 잡음이 끊이지 않아온 이 제도의 대수술에 나설지 주목된다.

편입학에 쏟아지는 불만=190여개 대학의 편입학 선발과정은 대부분 전 대학 성적과 자체 영어시험, 면접 등으로 구성돼 있지만, 전형 결과를 공개하는 대학이 거의 없어 늘 잡음이 일어 왔다. 면접 성적은 물론이고 자체 영어시험 성적도 비공개가 원칙이다.

20만여명의 회원이 가입한 인터넷 카페 ‘편입에 한번 도전해보세요’(http://cafe.daum.net/cchoi38)에서는 편입시험이 끝나는 매년 1월마다 수험생들의 기억으로 복기된 편입시험 문제들을 두고 정답 시비가 끊이질 않는다. 카페 대표인 최병건(27)씨는 “문제와 정답을 아예 공개하지 않아 벌어지는 진풍경”이라며 “답답한 것은 100점을 맞았다는 사람도 결국 떨어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2007학년도에만 여덟 차례 편입학 시험에 낙방한 김아무개(27)씨는 “국립·사립대를 불문하고 내 점수를 보여주는 대학은 없었다”며 “공개를 안 하니 ‘영어를 망치고도 면접 점수에 특혜를 줘 누구 아들이 붙었다, 얼마를 내면 형식적으로 시험 치고 합격할 수 있다’는 말들이 떠도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지나친 대학 자율=편입학 업무는 대부분 외부의 감시권 밖에 놓여 있다. 교육부는 1998년 고등교육법 제정 이래 편입학 전형 기준과 절차 등을 대학이 자율적으로 만들도록 해 왔다. 편입학 실시 여부, 원서 접수·시험 일정도 모두 대학이 자체 결정한다. 교육부는 편입생 모집 결과를 보고받아 정원 초과 여부만 점검하는 수준이다. 교육부 감사 인력(25명)도 감사 대상이 사립대·전문대 등 463개 기관인 점에 견줘 넉넉하다고 볼 수는 없다. 교육부 한 직원은 “제보나 민원이 제기되지 않는 한 편입학 부정이나 비리를 밝혀내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이수연 연구원은 “이번 연세대 의혹을 보면 알 수 있듯 사립대들이 자체 감사 시스템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선발 재량이 지나치게 많아 부정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편입학 제도 수술하나=교육부가 수도권 주요 사립대의 편입학 점검에 나선 배경에는 청와대의 강한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세대 총장 부인이 2억원을 받았다는 보도가 있었고, 여기에 더해 주요 사립대들이 교육부의 감사도 제대로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 나왔다”며 “이는 연세대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다른 대학도 당연히 조사해야 한다는 내부 기류가 있었다”고 전했다.

‘수도권 상위권 대학과 인기 학과로의 이동 통로’로 전락한 편입학 제도를 전면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경숙 의원(통합신당)은 “2007학년도에 합격한 서울 소재 대학의 편입생들 가운데 지방대 출신 비율이 64.2%였고 서울지역 편입학 경쟁률은 16.4 대 1로 지방의 네 배 이상”이라며 “교육부가 소재지별, 대학 유형별 실정에 맞는 편입생 수 산정 기준을 마련하는 등 평생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본래 취지에 부합할 수 있도록 개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어영 이수범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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