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 적발 임용취소…모두 같은 필리핀 대학 졸업장
국방부는 2일 필리핀 한 대학의 학력을 위조해 임관한 학사장교 23명을 적발해, 현역 13명의 장교 임용을 취소하고 군 검찰에 기소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지난달 26일 임관식을 하고 3사관학교에서 교육을 받던 후보생(학사 50기) 8명은 합격을 취소하고, 이미 전역한 2명은 대전지검에 이첩했거나 할 예정이다.
적발된 현역 장교들은 2004년 임관한 5명(44기), 2005년 임관한 3명(46기), 2006년 임관한 5명(48기) 등이다.
이들은 모두 학사장교 선발시험 때 필리핀 바기오시의 에이티(AT)대학 졸업 증빙서류를 냈으나, 육군 검찰의 지난 8월 필리핀 현지 조사에서 허위임이 드러났다. 국방부 당국자는 “신정아씨 사건 뒤 군내 유사 사건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전면 조사가 이뤄졌다”며 “이들의 필리핀 체류 기간이 학위를 취득하기엔 너무 짧았다는 첩보에 따라 군 검찰 관계자가 현지에 가 확인했다”고 말했다.
적발된 이들은 전역자 2명을 빼고는 부사관 또는 병으로 다시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병무청 담당자는 “임관이 취소되거나 합격이 취소되면 ‘입대 전 장정’ 신분으로 되돌아가 병역의무 부과 대상이 된다”며 “법원의 최종 판결 뒤 나이나 판결 결과 등에 따라 재복무 여부가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들이 모두 같은 학교의 서류를 위조한 점에 비춰, 브로커가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당국자는 “해·공군에서도 외국에서 학위를 받은 장교를 대상으로 검증 작업을 벌여 ‘가짜 학위자’가 없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으나 추가 확인을 하고 있으며, 군무원 대상 검증 작업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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