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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잿밥’에 눈먼 승려

등록 2005-04-08 19:07수정 2005-04-08 19:07

사찰 문화재보수 국고14억 ‘꿀꺽’
화엄사 전주지 검거나서자 잠적

정부가 전국 사찰에 지원해 주는 각종 문화재 보수 명목의 국고 보조금이 줄줄 새고 있다. 특히 사찰 규모로 전국 10위권에 드는 전남 구례의 화엄사에서까지 수십억원의 문화재 보수비 횡령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8일 문화재 보수 공사를 하면서 건축업자와 짜고 거액의 국고 보조금을 횡령한 혐의(사기 및 횡령)로 화엄사 전 주지 김정호(법명 명섭·55)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김씨는 2002년 7월 화엄사 주지로 부임했다. 두 달 뒤인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석경복원(돌에 불경을 새겨 넣는 작업) 사업비 등 문화재 보수비 용도로 모두 7차례에 걸쳐 국비·도비·군비 등 22억7400만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이 가운데 14억여원을 꿀꺽했다.

그는 2003년 12월31일 화엄사 범종 음수대 복원사업(사업비 2억원)과 지난해 8월27일 화엄사 각황전 주변 정리사업(사업비 1억2천만원)은 실제로 공사를 시행하지 않았다. 그래서 겉치레 단장만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검찰은 그가 2002년 5월께 전남 곡성군 태안사 주지로 재직할 때도 요사채(정묵당) 복원공사 명목으로 교부금 5억원을 지원받아 ㅈ건설 대표 ㅅ씨와 짜고 실제 3억5천만원에 계약하고도 5억원에 계약한 것처럼 허위 서류를 작성해 2회에 걸쳐 차액 1억5천만원을 횡령한 것도 수사하고 있다.

그는 이처럼 문화재청이나 행정자치부에서 지원된 문화재 보수 용도의 국고 보조금을 시·군을 통해 건네받은 뒤, 수의계약을 통해 건설업자를 선정하면서 공사비를 부풀리고 지원금의 30~50%를 커미션으로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조계종 총무원에 사표를 내 7일자로 수리됐다. 현재 검찰의 검거를 피해 잠적했다.

조계종 총무원은 지난해 7~9월 화엄사의 문화재 보수비 횡령 의혹이 제기되자 자체 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개인적인 착복이 아니고 절 시주 명목으로 받았다”는 김씨의 진술을 근거로 사정기관에 “별문제 없다”고 통보했다.


검찰은 공사 비리 과정에서 시·군 관계자나 도의원 등에게 공사 커미션 일부가 건네졌는지 여부와, 허위 계약서를 작성해 공사비를 과다 계상한 업체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은 “2003년부터 행자부에 사찰 특별교부세 내역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알려주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사찰 지원 교부세 등 예산 지원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례/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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