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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블로그] ‘똥무위원’과 ‘떡찰총장’

등록 2007-11-13 18:58

우리가 잘 아는 대로 삼성재벌의 창업주는 이병철이다. 당연히 지금 오너 이건희는 이병철의 아들이다. 그런데 아버지 이병철은 일찍이 ‘똥’으로 국내는 물론 국제적인 명성을 날린 바 있다. 그리고 아들 이건희는 지금 ‘떡’으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이를테면 아버지가 똥으로 이룬 왕국을 아들은 떡으로 보전하려고 했던 모양이다.

너의 시작은 향긋했으니…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 1966년 9월 22일, 국회에서는 전대미문의 희한한 사건이 발생한다. 국회의원 김두환이 박정희 정권 국무위원들에게 똥물을 뒤집어씌운 것이다.

“나의 피고들에게 향긋한 사카린을 주노라!”


김두환은 향긋한 사카린을 주겠다고 하더니 난데없이 똥물을 부어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그 똥은 선혈들의 냄새가 배어 있는 탑골공원의 변소에서 퍼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국무총리 정일권을 비롯한 국무위원 서너 명은 그 똥물을 직통으로 받아썼다. 물론 의사당 안에서는 구린내가 진동했을 터이다. 그는 배인 똥내 때문에 의복은 물론 손목시계까지 버려야 했다.

삼성의 창업오너인 이병철은 박정희와 짜고 일본으로부터 사카린을 밀수했다. 물론 이 부당 이득금은 박정희의 비자금으로 흘러갔든지 아니면 공화당의 정치자금으로 쓰였을 것이다. 당시 박정희는 나라를 해치는 5대 사회악 중의 하나로 ‘밀수’를 규정해 놓고 있던 터였다. 이와 같이 박정희와 이병철은 한국 비자금의 양대 시조가 된다. 아무튼 이 똥물 투척 사건의 여파로 이병철은 언론과 학원사업에서 손떼겠다고 약속했고(물론 이 약속은 부도났다.) 한국비료회사를 국가에 헌납하겠다고 선언해야 했다.

검찰, 너희가 똥맛을 아러?

당시 정부에서는 밀수를 자행한 이병철의 한국비료를 감싸고돌았다. 그러다가 급기야 똥맛을 보게 된 것이었다. 최근 한국 검찰은 그때의 정부를 떠올리게 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떡값 검사 명단을 공개해야 수사에 임할 수 있다’던 검찰은 사제단에서 일부 명단을 공개하자 이번에는 ‘언제 어디서 주었는지 말해야 수사할 수 있다.’고 군색하기 이를 데 없는 발뺌을 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이번 사제단이 밝힌 뇌물 공여 내역이 지난 97년 당시 이학수 삼성비서실장과 홍석현 중앙일보사장의 대화가 담긴 녹취록의 내용과 일치한다는 점이다. 삼성의 연조와 내력으로 볼 때, 그리고 최근의 여러 정황을 감안할 때, 삼성이 검사들에게 뇌물 작업을 했으며, 상당수 검사들이 이에 뇌동했다는 점이 확실시된다. 전군표 국세청장이 구속된 것도 뇌물을 준 사람의 진술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니 검찰이 더 이상 삼성을 두둔하다가는 언제 어디서 똥맛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점을 알아야 하겠다.

‘똥무위원’과 ‘떡찰총장’

40년 전 일부 국민들은 재벌의 비리를 감싸고돌다가 졸지에 똥물을 뒤집어쓴 국무위원들에게‘똥무위원’이라고 호칭했다. 그렇다면 재벌로부터 떡값을 받아먹은 검사가 검찰총창이 된다면 그는 언필칭‘떡찰총창’쯤으로 불려야 하나? 국민이 원하는 것은 검찰총장이지 떡찰총장이 아니다. 그러니 대통령은 당장 지명을 보류하는 것이 옳다.

그리고 떡값을 받았다는 혐의가 있는 검찰에게 삼성 수사를 맡긴다면 그것은 또 하나의 희극이 된다. 마땅히 당장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이 시점에서 지금 검찰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묻고 싶다. 남이 명절마다 이유 없이 주는 돈을 넙죽넙죽 받아 쓴 당신들은 거지인가? 거지가 아니라면 무언가? 험한 말로 해서, 떡치는 재벌에 놀아난 당신들은 혹시 윤락녀들 아닌감?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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