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 경력도 명문대로 속여…“학습지 회사로 꾸며 주의요망”
대치동 등 서울 강남의 유명 학원가에서 가짜 명문대 출신 강사를 내세워 고액 과외를 해온 기업형 과외 알선업체 세 곳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13일 명문대 출신 학원강사가 직접 내신관리에서 입시 컨설팅까지 해주겠다고 수백명의 학부모들을 속여 50여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직업안정법 위반 등)로 ㅎ교육 대표 박아무개(46)씨 등 업체 운영자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박씨 등은 2004년부터 지난 9월까지 직업 알선 누리집이나 인터넷 광고 등을 통해 모집한 검증 안된 강사들을 강사 경력이 풍부한 명문대 출신인 것처럼 속여 학원생을 모집한 뒤 한달 4차례 교습에 40만~320만원씩 받아 이 가운데 50%의 수수료를 챙겨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 업체에서 과외교사로 일한 349명이 관할 교육청에 개인과외 교습 신고를 하지 않았으며, 이들 가운데 40명은 대학 졸업 학력이 거짓이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 등은 개인정보 판매상한테서 서울·경기 일대 중학교 졸업앨범의 주소록을 사들인 뒤 텔레마케터를 시켜 전화로 학생들을 유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병천 수사과장은 “불안한 마음에 과외 계약을 했다가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 3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포기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며 “특히 이런 업체들이 학습교재 출판업 등록과 방문판매업 허가를 받아 학습지 회사로 꾸미고 있어 학부모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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