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환 대구시의원
신분 감추고 영업용 택시 몰며 민생체험 나선 김충환 대구시의원
“대구 시민들의 살림살이가 너무 팍팍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대구시의회 김충환(46·북구·사진) 의원이 시민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기 위해 13일 하루동안 영업용 택시를 운행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6시부터 밤 12시까지 택시를 몰고 들안길, 범어네거리, 동인동 등 대구 시내를 돌며 시의원이란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승객 10여명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대구에 일자리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대기업이 들어와야 지역경제가 살아나지 않겠느냐는 등 지역경제와 관련된 대화가 주로 오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부분의 시민들이 어렵게 살아간다는 느낌을 받았고, 몇몇은 너무 힘들어 말시키지 마라, 신경질난다는 등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2002년 처음 시의원이 될때부터 불특정 다수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택시기사를 해보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일이 바빠 차일피일 미뤄오다 5년여 만에 택시를 운행하게 됐다. 택시기사가 되려고 그는 지난 8월 대구운수연수원에서 교육도 받고 시험도 봤다. 9월에는 택시기사 자격증을 땄다.
그는 이날 6시간 동안 택시를 운행하며 3만1110원을 벌었다. 초보택시 운전기사라 승객들을 찾기도 힘들었고 무엇보다 택시를 타려는 사람보다 택시 숫자가 너무 많아 도로마다 빈 택시가 즐비했다.
“회사택시 기사들이 하루 15시간 이상, 한달에 25일을 꼬박 일하고 150만∼200만원을 번다는 말을 듣고 놀랐습니다.”
그는 다음달에도 한두 차례 하루종일 택시를 운행해 볼 생각이다. 택시기사들의 어려움도 느껴보고, 무엇보다 시민들의 진솔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김 의원은 앞으로 시의회 경제교통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택시 운전기사 경험을 토대로 브랜드 택시, 개인택시 증차, 지역별 택시총량제, 사납급 등 대구시가 펼치는 교통 정책의 허실을 꼼꼼히 짚어볼 생각이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사진 대구시의회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