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씨 변호인’ 사임한 박수종 변호사
정치공방 확대 부담 느낀 듯
정치공방 확대 부담 느낀 듯
김경준(41) 전 비비케이(BBK) 대표의 변호를 맡았던 박수종 변호사가 갑자기 사임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변호사는 김경준씨의 변호를 맡은 이후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20일 “(김씨 변호를) 개인적인 사정상 오늘까지만 맡게 됐다”며 “늘 해 오던 금융조세 사건인 줄 알았는데 이 정도일 줄 몰랐다”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박 변호사는 “김씨가 좀더 일찍 들어올 줄 알았다”며 “선거에 근접해 귀국할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박 변호사는 지난 16일 김씨를 만나기 전까지도 ‘김씨가 비비케이 사건에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연관성을 주장하면 사건을 맡기 어렵지 않겠냐’는 뜻을 주변 사람들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점점 단순한 경제범죄에서 정치적 공방으로 확대되고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자 결국 박 변호사가 그 부담을 이겨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박 변호사는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도 “수사상황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기로 검찰과 자연스럽게 의견 일치를 봤다”고 말하며 극히 말을 아꼈다. 박 변호사는 수사진행 상황이나 구체적인 질문에 대한 답하지 않는 대신 “검찰이 수사를 잘 진행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 수사팀을 신뢰하고 있다”며 “결론을 잘 내고 있지 않나 싶다”고만 말했다.
박 변호사는 ‘김경준씨가 주장하는 이면계약서를 검토했냐’는 질문에 대해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며 “김씨 누나가 보낸 서류 상자는 열어보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영장실질심사 포기는 김씨가 최종 결정했다”며 “김경준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편안하게 진술하고 있다”고 수사 분위기를 전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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