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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절망 끝 희망찾은 저소득 여성가장 ‘24호’

등록 2007-11-22 20:43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들어선 희망가게 24호점 ‘울언니 떡복이’ 개업식에 참석한 이들이 22일 오전 24번째 희망가게 개업에 맞춰 24가지 재료가 들어간 김밥을 말면서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김명진 기자 <A href="mailto:littleprince@hani.co.kr">littleprince@hani.co.kr</A>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들어선 희망가게 24호점 ‘울언니 떡복이’ 개업식에 참석한 이들이 22일 오전 24번째 희망가게 개업에 맞춰 24가지 재료가 들어간 김밥을 말면서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아름다운 재단’ 창업 지원받은
이덕자씨 ‘울언니 떡볶이’ 개점
22일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 가락동 송파중학교 근처 골목길에 ‘울언니 떡볶이’라는 간판이 내걸렸다. 가게 사장 이덕자(44)씨가 우엉, 햄, 파프리카, 오징어 등 24가지 재료가 들어간 김밥을 말기 시작했다. 이씨는 “식당에서 일해 온 지난 10년 동안 내 가게를 갖는다는 꿈 자체가 거의 불가능했다”며 “어제 밤엔 한숨도 제대로 못 잤다”고 말했다. 그의 얼굴에는 ‘사업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긴장감도 배어 있었다.

이곳은 아름다운 재단(이사장 박상증)이 여성 가장의 자립을 돕기 위해 창업을 지원해주는 ‘희망가게’ 24호점이다.

10년 전 이혼하고 700만원의 빚까지 안은 채 두 딸과 상경한 이씨는 아이들 뒷바라지를 위해 갈빗집에서 해장국집, 다시 김밥집으로 옮기며 새벽 식당일을 해왔다. 두손에는 칼에 벤 상처와 습진이 늘 따라다녔다. 며칠 전 대학 수학능력시험을 본 큰 딸은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의젓하게 자랐고 빚도 다 갚았지만, 생활은 기초생활수급권자를 간신히 면할 정도로 어려웠다.

이씨에게 ‘내 가게’를 선물한 창업지원금 4천만원은 아름다운 재단의 지원으로 지난 2004년부터 창업한 희망가게 23곳이 연체없이 갚아온 ‘반환금’으로 만들어졌다. ‘무담보 무보증 소액대출’로 나간 돈이 되돌아와 또다른 대출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추게 된 것이다. 윤정숙 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사는 “23개의 희망이 만든 24번째 기적이 바로 여기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개업식에는 천연비누 제조업체 등을 운영하는 선배 여성 사장 4명도 참석했다. 희망가게 9호점 사장인 이윤정(38)씨는 “우리가 갚은 돈으로 24번째 희망가게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에 우리 스스로 놀라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엄마가 자립을 하면 아이들도 엄마를 자랑스러워 한다”며 “여성 가장으로 사는 게 더 이상 창피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희망가게는 부산 등지로 범위를 넓혀 25번째 주인공을 찾고 있다. 아름다운 재단은 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있는 저소득층 여성 가장한테, 1%의 이자를 붙여 7년 동안 갚는 조건으로 대출금을 지원하고 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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