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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노말헥산 치료받고 돌아가는 중국 여성노동자들

등록 2005-04-10 18:47수정 2005-04-10 18:47



“우리같은 처지 다시 없었으면…”

“아무도 의지할 수 없는 이국땅에 버려지다시피 한 저희들을 가족처럼 보살펴주신 모든 분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8일 오후 4시 경기 안산 고대병원 별관 2층에 모습을 나타낸 중국 여성노동자 쉬안슈인(51)과 양차오쥐(40)는 짤막한 인사를 하고 감회에 젖은 듯 말을 잇지 못했다.

이들은 2002년 경기 안산시 시화공단 반도체 부품 생산업체에서 일하다 노말헥산에 중독돼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다발성 신경장애’(일명 앉은뱅이 병)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3년이 다되도록 치료를 받고도 아직 완치가 되지 않았지만, “타국 땅에서 가족도 없이 가난과 통증으로 밤을 지새우는 것도 한계에 다다랐다”면서 ‘한 많은 코리언 드림’을 접고 9일 오전 11시 비행기로 고향인 중국 텐진으로 돌아간다.

290여 일 동안 입원했다 2003년 4월께 퇴원한 이들은, 휠체어도 없이 거북이걸음으로 시내버스 타고 왕복 40분이 넘는 병원을 오가며 눈물겨운 투병생활을 해왔다.

명예산업안전감독관 안산지역협의회 박태순(47) 의장은 “아직 몸이 성하지 않지만 ‘가족 품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와 어쩔 수 없이 귀국을 주선하게 됐다”며 “그러나 병이 재발되면 또다시 치료가 막막한 현실이어서 안타깝기만 하다”고 착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통증을 견디지 못해 2002년 5월 중국으로 돌아갔다 같은 해 11월 박 의장의 도움으로 천신만고 끝에 다시 입국·치료를 받아온 쉬안슈인은 “고향에 돌아가는 기쁨보다 늘어난 빚과 생계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들은 “다시는 우리 같은 처지의 외국인노동자가 없었으면 좋겠다”면서 조졸하게 마련된 환송회장을 떠났다. 한편 환송회에는 치료를 도맡아온 안산 고대병원 박종태 교수를 비롯한 의료진, 열린우리당 환경노동위 간사인 제종길 의원, 안산노동사무소 허광성 소장, 근로복지공단·산업안전공단 관계자 등이 참석해 이들을 위로했고 경기도는 항공권과 선물을 줬다.

안산/김기성 기자 rpqkf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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