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명 검찰총장이 23일 오전 서울 대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을 마친 뒤 검찰청사를 떠나며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발등의 불 삼성 떡값’ 두고 퇴임한 정상명 검찰총장
“일복이 많아서인지 딱 2년 만이네요.”
‘특급 소방수’로 등장해 혼란에 빠진 검찰을 구했던 정상명(57) 검찰총장이 23일 30년 간 몸담아온 검찰을 떠났다.
정 총장은 이날 대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2005년 11월24일 취임식을 했으니 딱 2년 만”이라며 “대단히 긴 시간이었다.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2005년 11월 당시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 행사와 김종빈 총장의 퇴진, 검경 수사권 갈등으로 혼란스럽던 검찰의 수장이 됐다.
어수선한 시기에 등장해 비교적 검찰 조직을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정 총장은 ‘삼성 비자금 사건’과 ‘이명박 후보의 비비케이 연루 의혹’ 등 굵직한 사건들이 줄을 잇는 급박한 시점에 검찰을 떠나게 됐다. 이를 의식한 듯 정 총장은 퇴임사에서 “지금 검찰은 소용돌이 치는 역사의 한복판에 서 있다”며 “여러분에게 어려운 일만 남기고 떠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지만 유불리 따지지 말고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진실의 칼 끝은 깨끗한 손에 쥐어졌을 때 힘을 발휘한다”며 ‘삼성 떡값 검사 의혹’으로 검찰 신뢰성이 다시 의심받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강조했다.
정 총장은 1988년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이후 2년 임기를 다 채운 6번째 총장이 됐다. 퇴임식이 끝나고 기념촬영을 마친 정 총장은 부장급 검사들을 향해 “노력하는 한 희망이 있다. 기죽지 말고, 밖에 나간 내가 불안하지 않게 수사 잘 해달라”고 당부했다. 퇴임 뒤 변호사 개업을 할 것으로 알려진 정 총장은 “일단 좀 쉰 뒤 생각해보겠다”며 향후 일정에 대해 말을 아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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