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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독서활동 기록 억지독서 될라

등록 2005-04-10 21:27수정 2005-04-10 21:27


2007학년도 고교 신입생부터 도입할 학생부의 독서활동 기록안이 봉사활동처럼 겉치레로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 시행하기 전부터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10월 대학의 불신을 받는 학생부의 내용을 충실하게 하기 위한 방안으로 교과별 독서기록을 학생부에 기입하는 안을 내놨다. 그러나 교원의 과중한 업무 부담과 검증 방법의 미비로 교사와 학생에게 또다른 부담만 더해주는 애물단지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학생부엔 독서목록만”=교육부 관계자는 10일 “독서활동 기록은 읽은 책의 목록을 학생부에 기록하되, 학생들이 별도로 개인 독서록을 만들어 독서내용을 자세히 기재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학생이 스스로 작성하는 개인 독서록은 대입전형에서 대학이 요구할 경우에만 제출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부에 독서와 관계된 기재량을 크게 늘리는 것은 교사에게도 엄청난 부담이 되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학생 스스로 적게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독서활동을 학생부에 충실히 기재하는 새 대입안의 전제는 교원의 획기적인 업무부담 경감이었다. 그러나 행정자치부와의 최근 협의에서 큰 폭의 교원 증원이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교육부 관계자는 밝혔다. 따라서 교사들에게 추가로 업무 부담을 지우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독서활동의 반영 여부는 전적으로 대학이 정하게 된다”며 “기재 내용에 대한 검증은 대학 쪽에서 구술이나 논술·면접 등을 통해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수업과 연계하지 않으면 무익=지난해 새 대입안을 짜면서 독서이력철을 처음 제안했던 김민남 경북대 교수는 “애초 취지는 수업시간에 교사들이 배경 도서는 물론 영상물과 논문 등 다양한 교과관련 자료를 활용해 가르치도록 하자는 것이었다”며 “이게 수업시간 이외의 독서활동 강화로 왜곡되면서 교사·학생들의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상룡 동덕여고 교사도 “수업이 토론과 과제 중심으로 이뤄질 때 독서와의 연계 및 독서활동에 대한 평가가 가능하다”며 “한 과목을 일주일에 3~4시간씩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집중이수 과정을 도입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태중 중앙대 교수는 “책 목록을 학생부에 적는 방식으로는 대학이 독서활동에 대한 학생들의 우열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기 힘들며 자칫 독서가 재미 없는 것이란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대학이 정해 놓은 권장도서 목록을 학생들이 읽었는지 여부를 최소 응시자격기준으로 활용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독서활동 기록 도입의 전제인 교사의 대폭적인 업무경감이 어려워진 만큼 교육부는 각계 전문가와 지식인들과의 수시 토론을 통해 애초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아이디어를 짜내는 데 온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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