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경완호·경창국·경길호·경석로·경달호씨 등 ‘멍딩이 마을 경씨 오인방’.
공예품 대회 휩쓸며 수출로 바쁜 괴산 명덕마을 노인회
‘멍딩이(멍석의 이곳 사투리)마을’로 유명한 충북 괴산군 소수면 명덕마을은 농한철인 겨울이면 더 바빠진다. 이곳은 설우산 줄기가 병풍처럼 마을을 감싸고 실개천이 흐르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마을 전체 52가구 가운데 40여가구가 청주 경씨인 경씨 집성촌이다.
이 마을에서 “짚풀 공예하는 오인방”하면 모르는 이가 없다.
오인방은 경달호(83)·경석로(77)·경창국(76)·경길호(76)·경완호(73)씨 등으로 서로 아저씨·조카·형·아우뻘되는 한 집안 사람들이다. 올해초 석로씨가 암 수술을 받느라 잠시 이탈했지만 곧 복귀할 참이다.
노인회장을 맡고 있는 큰 형 달호씨는 “겨우내 노인정에서 술·화투로 보내느니 새끼라도 꼬는 게 낫겠다 싶어 옛 기억을 살려 만지작거린 것이 공예품이 됐다”며 “한 15년 정도하다보니 재미도 있고, 보람도 있다”고 밝혔다.
심심풀이로 시작한 공예는 전국 곳곳에서 열린 공예품 대회에서 상을 휩쓸고, 국외까지 수출하는 명품이 됐다. 이들은 지난 6월 무주에서 열린 ‘전국노인솜씨경연대회’에서 대상·장려상·특별상을 받았다. 지난 7월 농촌진흥청이 연 ‘2007소공예품 아이디어 디자인 공모전’에서도 특별상을 받는 등 지금까지 상만 20여 차례 받았다.
지난해 미국의 한 호텔에 전등 장식으로 쓸 둥구미 등 200여점을 수출한 데 이어, 올해도 지난 3월 330점을 수출했다. 요즘에는 ‘참살이’ 바람이 불면서 전국 곳곳의 찜질방, 한옥 건축업자 등이 짚방석·멍석 등을 많이 주문해 눈코 뜰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막내 완호씨는 “원래 마을 앞 들이 넓고 평평해 멍석들로 불렸는데 우리가 멍석을 만들고 있으니 어쩌면 마을 이름대로 살고 있는 것”이라며 “마을에서 재배하는 질 좋은 추청벼의 짚이 좋은 재료가 되는 것도 우연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신들 만의 공예에 머물지 않는다. 짚·풀 공예기능보유자 강태생(82·음성 맹동)씨와 서울 명륜동의 짚풀생활사박물관을 찾아 공예법·디자인 등을 익히는가하면 조카뻘인 경달현(48·괴산군청 공무원)씨를 통해 홈페이지(myongdok.net) 등으로 짚풀 공예를 알리고 있다.
2004년 6월에는 마을 입구에 멍딩이 짚풀공예전시장을 여는 등 짚풀 공예를 알리는 일에도 열심이다. 명덕마을 노인회는 다음달 1일부터 내년 3월20일까지 가족 짚풀 공예 체험 교실을 연다. 달현씨는 “어르신들의 짚풀 공예가 마을 전체 분위기까지 바꿔놨다”며 “요즘은 짚풀에다 왕골·싸리나무 공예까지 확대해 공예·체험 마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괴산/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2004년 6월에는 마을 입구에 멍딩이 짚풀공예전시장을 여는 등 짚풀 공예를 알리는 일에도 열심이다. 명덕마을 노인회는 다음달 1일부터 내년 3월20일까지 가족 짚풀 공예 체험 교실을 연다. 달현씨는 “어르신들의 짚풀 공예가 마을 전체 분위기까지 바꿔놨다”며 “요즘은 짚풀에다 왕골·싸리나무 공예까지 확대해 공예·체험 마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괴산/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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