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폭발 추정사고 30대 남자 사용자 숨져

폭발 추정 휴대전화.

배터리 녹고 옷 불에 타…심장·폐·척추 등 손상
“피해자 평소 건강”…회사 “폭발전력 없는 제품”

휴대전화 폭발로 보이는 사고로 30대 남자가 숨져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28일 아침 7시30분께 충북 청원군 부용면 문곡리의 석재를 생산하는 ㅇ산업 공사 현장에서 서아무개(33·포클레인 기사·청원군 문의면)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 권아무개(58)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권씨는 경찰에서 “아침 작업을 하려고 현장을 둘러보는데 포클레인 옆에 서씨가 쓰러져 있고, 휴대전화가 타고 있어 끈 뒤 119 구급대에 연락해 병원으로 급히 옮겼다”고 말했다.

서씨를 살펴본 충북대병원 응급실 의사 김훈(36)씨는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며 “왼쪽 젖가슴 아랫부분에 충격으로 인해 생긴 것으로 보이는 점 모양의 상처가 있었다. 엑스레이 사진을 찍어 보니 심장·폐 등이 손상돼 있고 척추 골절도 일부 관찰돼 폭발 등 심한 충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어 “점퍼 왼쪽 주머니에 들어 있던 검은색 휴대전화의 배터리 부분이 심하게 녹아 있고 점퍼 등 옷가지의 상태로 볼 때 휴대전화가 폭발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상처 부위도 폭발에 의해 열화상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폭발 추정 휴대전화가 들어 있던 서씨의 옷. 사진 청주 흥덕경찰서 제공

사고를 조사 중인 청주 흥덕경찰서 민아무개 경사는 “사고 당시 발파 작업 등은 이뤄지지 않았고, 서씨도 평소 건강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의사의 의견, 상처 부위, 휴대전화 상태 등으로 미뤄 일단 휴대전화 폭발에 따른 사고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중부분소로 서씨의 주검과 휴대전화를 보내 사망 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폭발한 것으로 보이는 휴대전화는 국내 한 전자회사의 최신형 슬라이드폰이다.

이에 대해 휴대폰 제조업체의 홍보실 관계자는 “이 휴대폰의 배터리는 폭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제품”이라며 “하지만 휴대폰 배터리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간쑤성 란저우시 진타현의 한 철공소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던 샤오진핑(22)이 지난 6월19일 윗옷 호주머니에 넣어둔 ㅁ사 휴대전화 배터리가 폭발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지는 사고가 있었지만 국내에서 휴대전화 폭발 추정 사망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청주/오윤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