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수용소서 한국인 따라온 말레이 출신 할머니
법무부는 4일 지난 1945년 한국인 남성을 따라 입국한 뒤 60여년을 불법체류자로 살았던 마리얌(86·한국명 김순애)씨에게 5일 대한민국 국적을 부여하고 귀화증서를 수여한다고 밝혔다.
1921년 말레이반도에서 태어난 마리얌씨는 2차 세계대전으로 남편을 잃은 뒤 1945년 싱가포르 수용소에서 만난 한국인 근로자 조아무개씨와 함께 전남 함평에 정착했다. 1950년 6·25전쟁으로 다시 혼자가 된 마리얌씨는 서울에서 지아무개씨의 가정부 생활을 하다 지씨의 처가 세상을 떠나자 지씨의 아내가 돼 세 의붓아들을 길러냈다.
그의 사연은 지난 7월 한 방송 프로그램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고, 법무부는 8월 인도적 차원에서 마리얌씨의 불법체류 범칙금을 면제하고 귀화시험 없이 귀화를 결정했다.
법무부는 “마리얌 할머니가 최근 고혈압, 백내장 등 병세가 나빠져 귀화증서 수여식엔 참석하지 못한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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