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배도 2채 특혜분양
대림산업이 1999~2004년 서울 마포구 성산동 ㅅ재건축 아파트를 시공하면서 6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구청 공무원과 조합 등에 뇌물을 주고, 설계 변경을 통해 수백억원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1일 당시 현장소장이었던 대림산업 김아무개(50) 상무보, 이아무개(46) 부장 등이 재건축 조합장 정아무개(63)씨와 당시 마포구청 주택국장이었던 조아무개(58)씨 등에게 1100만~3천만원의 뇌물을 건네고 아파트를 특혜 분양해 2천만~1억700만원의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대림산업 간부들은 또 폭력배인 남아무개(42)씨에게 46평형 아파트 2채를 특혜분양하고, 폭력배 이아무개(40)씨에게는 1억1천만원을 건넨 혐의도 받고 있다. 남씨와 이씨는 1999년 10월~2000년 4월 4차례에 걸쳐 조합 대의원회의나 총회에 폭력배 20여명을 동원해 위력을 과시하고 조합장을 회사에 협조적인 정씨로 바꾸는 구실을 했다.
남씨의 힘을 업고 새 조합장이 된 정씨는 형식적인 대의원 총회를 열어 2000년 4월 아파트를 지하 3층에서 지하 2층으로, 가구수는 911가구에서 789가구로 바꾸는 설계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사업비는 750억원에서 910억원으로 불어나, 조합원 부담이 85억원 늘어났다.
대림산업 쪽은 “실제 회사가 설계 변경을 통해 취한 이익은 많지 않다”며 “조합원들을 위해 쓰인 부분이 많다”고 해명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대림산업 간부 김씨와 이씨, 조합장 정씨, 전 마포구청 주택국장 조씨 등에 대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