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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검은 기름띠 ‘근소만’ 입구 차단막도 뚫어

등록 2007-12-09 23:03

최악땐 철새도래지 천수만까지 밀려갈 가능성
충남 태안 앞바다에 검은 원유를 쏟아놓은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 선체에 난 구멍 세 곳을 사고 발생 48시간여 만에 봉쇄했으나, 1만여㎘의 원유 상당 부분이 인접 해안으로 밀려들었다. 기름은 가로림만과 근소만 등 서해안의 주요 개펄로 흘러들고 있고, 최악에는 동북아 최대의 철새 도래지인 천수만까지 밀려 갈 가능성도 있다.

강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한 중앙사고수습본부는 9일 “유출 사고는 태안군 해안선 태안군 150㎞ 해안선 가운데 40㎞ 남짓을 기름 범벅으로 만들었다”며 “원북면 모항리~소원면 태안화력 구간 17㎞는 검은 기름덩어리로 뒤덮였고, 위·아래 가로림만과 근소만 방향으로도 기름막이 번졌다”고 밝혔다. 수습본부는 또 “주요 어장인 가로림만과 근소만 입구에 각각 4.2㎞와 2㎞의 차단막(오일펜스)을 설치했지만 기름의 침투가 이미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생태적 가치가 높은 개펄인 천수만은 근소만에서 40㎞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안전을 장담하기 어렵다.

향후 오염 범위를 결정하는 것은 남은 기름의 이동 방향이다. 사고선으로부터 약 20㎞ 주변 해상에는 갈색의 얇은 기름막이 남아 있다. 또 바닷속에도 기름덩어리 상당량이 가라앉아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들이 어디로 확산될지는 풍향 등 기상 변화에 달렸다. 이장훈 수습본부 상황실장은 “앞으로 2∼3일 동안 계속 약한 북서풍이 분다는 기상예보가 있었다”며 “24시간 안에 남은 기름 대부분이 만리포·천리포 쪽으로 올라와 오염 지역이 크게 넓어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8일 인근 여섯 시·군에 재난사태를 선포하고, 일곱 선단으로 편성된 방제선박 89척과 군인·주민 등 6650명을 방제작업에 투입하기로 했다. 수습본부는 응급 방제 작업에만 두 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1995년 시프린스호 기름 유출 사고는 석 달 만에야 응급 방제가 끝났고 이후로도 수년 동안 추가 작업이 이뤄졌다.

수습본부는 해상 사고 지역에는 기름을 분해하는 유처리제를 살포하되, 이로 말미암은 2차 오염 피해를 막기 위해 해안가에선 기름을 닦아내거나 걷어내는 방식을 쓰기로 했다. 그러나 해수욕장 등 일반 해안에선 모래를 걷어내거나 바위를 닦아낼 수 있는 반면, 개펄은 일단 오염되면 방제 작업이 쉽지 않다. 오염이 급속히 번져 해안선 쪽에도 유처리제 살포가 불가피해지면 연안 어업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어업 등 주민 피해와 관련해서는 사고 이틀째인 8일까지 이원·근흥면 등 4개면 어장 2100ha와 해수욕장 6곳 221ha가 오염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수습본부는 피해 현장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나 방제 작업에 인력이 집중돼 당분간 정확한 피해액 추산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태안군 인근에는 굴·바지락·해조류·가두리 양식장 등 445곳의 양식·마을 어장이 몰려 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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