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 6일째인 12일 천리포해수욕장에서 대전 유성구 직원들이 돌에 묻은 기름을 걷어내고 있다. 태안/연합뉴스
충남 태안 앞바다의 원유 유출 사고 엿새째인 12일 기름띠 확산이 진정 기미를 보였으나, ‘13일 낮 서해상에 풍랑이 일 것’이라는 기상예보가 나와 방제 작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관련기사 8면
강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한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이날 “13일 낮 서해 해상과 동해 먼바다에 풍랑 예비특보가 나왔다”며 “기상 변화로 방제 작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는 만큼 밤샘작업을 통해 해상 기름띠 제거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해양경찰청 윤혁수 경비구난국장은 또 “충돌 사고를 낸 부선이 유조선에서 2~3㎞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며 “풍랑에 재충돌을 빚을까봐 이동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해안으로 불어오는 북서풍의 영향으로 13일엔 안면도에서 30km 떨어진 가의도 해역의 기름띠가 천수만과 안면도를 다시 넘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상청 예보를 보면 13일 서해 중부 바다의 파고는 최대 3~4m로 예상된다. 이는 풍랑주의보가 내려졌던 지난 7일 사고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해양부 김석구 홍보관리관은 “모든 방제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서 풍랑이 불기 전에 오염을 최대한 해소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기름띠는 방제 작업으로 많이 얇아진 편”이라고 말했다.
수습본부는 이날 사고 유조선인 허베이 스피리트호의 파손된 탱크에서 원유 이적 작업을 마쳤으며, 인근 대산항으로 이동하기 위해 13~15일까지 선박 표면의 기름을 닦아내는 작업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방제 작업에는 경비정과 방제정 등 선박 220여척, 헬기 5대와 인력 2만4천여명이 참여했으며, 오염이 심한 해안에는 모래를 정화하는 비치크리너 11대도 배치됐다. 이에 따라 해상과 해안에서는 폐유 915t과 폐기물 4834t이 수거됐다.
한편, 사고 경위를 수사하고 있는 태안해양경찰서 최상환 서장은 이날 “예부선단의 충돌 회피 노력이 충분하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는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정확한 사고 발생 시각은 7일 아침 7시께로, 해상크레인을 실은 부선과 예인선인 삼성 T-5호를 연결한 강선이 끊어진 것은 사고 발생 전 10분 이내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정세라, 태안/송인걸, 노현웅 기자 sera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