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사는 독자들까지 ‘지원 손길’
충남 태안을 습격한 기름띠에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긴 태안군 소원면 소원초등학교 의항분교 조손 가정 어린이들(<한겨레> 12월12일치 8면)에게 온정의 손길이 몰리고 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중년 남성은 지난 12일 “충남 홍성군에서 주유소를 하고 있는데, 기사를 읽고 찾아왔다”며, 올 겨울에 사용할 기름 두 통과 현금 8만원을 진수(12·가명)에게 전달했다. 충남 조치원읍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는 임진숙(23)씨도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아이들 사정이 너무 딱해 직접 도움을 주고 싶다”며 “매달 아이들에게 옷과 생필품을 살 수 있는 상품권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을 도울 방법을 묻는 전자우편도 잇따르고 있다. ‘유학생’이라고 자신을 밝힌 독자는 “많은 돈은 아니지만 1천달러 정도를 5~6가정에 지원하고 싶다”며 방법을 물어왔고, 국외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는 독자도 “아이들을 돕고 싶은데 해외에 있어 방법을 알 수 없다”며 “지원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말했다.
인터넷 포털에서 기사를 읽은 누리꾼 500여명은 “나도 전기장판을 깔고 생활하지만 아이들이 떨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진다”(장집사), “아직 학생이지만 돕고 싶으니 연락 방법을 알려달라”(즌즌), “당장에 생활비 걱정을 하는 할머니 모습이 가슴 아프다”(헬로우키티) 등의 댓글을 올려 아픔을 나눌 수 있기를 원했다.
의항분교 이병택 교사는 “학교로도 아이들을 돕겠다는 연락이 많이 오고 있다”며 “분교(041-674-9317)로 연락을 하면 도움의 손길을 모아 조손 가정 어린이들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태안/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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