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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안면도 덮친 ‘타르볼(굳은 기름 덩어리)’…2차오염 ‘조마조마’

등록 2007-12-14 19:10수정 2007-12-14 21:57

섬 중·북단 곳곳 발견…수년간 해류타고 떠돌기도
오염원 다변화 조짐…“기름막 먼바다 방향 확산”
태안 앞바다에 쏟아진 원유가 ‘기름 찌꺼기’(타르볼)로 굳어져 깨끗하기로 이름난 안면도의 모래톱을 덮쳤다. 이들은 해안뿐 아니라 바다 곳곳에서 발견된다. 강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한 중앙사고수습본부는 14일 “안면도 북단 백사장해수욕장부터 섬 중간인 꽃지해수욕장까지 10㎞ 구간과 몽산·원청리 해안에 끈끈한 타르가 덩어리져 밀려왔다”며 “가의도·안면도·외연도 인근 바다에서는 최대 2m에 이르는 찌꺼기가 떠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타르볼’ 오염=원유가 쏟아진 지 한 주가 넘게 지나면서 오염 형태도 변하고 있다. 이날 북서풍을 타고 안면도 해안에 밀려온 기름 찌꺼기는 ‘타르볼’이라고 하는데, 바다 위 기름띠에서 떨어져 나온 부스러기다. 대부분의 성분은 휘발되고 타르 성분만 주로 남았다. 덜 굳어졌을 땐 0.5∼2m 상당의 기름 찌꺼기로 바다 위를 떠돌고, 좀더 굳어지면 2∼10㎝ 크기로 뭉쳐져 해안으로 밀려온다. 해양경찰청 윤혁수 경비구난국장은 “바다에서는 뜰채나 흡착포로 건져내고, 해변에서는 덩어리째 주워서 치운다”고 설명했다. 해류를 타고 먼 거리를 이동하는데, 2002년 스페인 프레스티지호 유출 사고 때도 이런 찌꺼기가 먼 해안에서까지 발견됐다.

유해성 논란=다변화된 오염원의 유해성 여부를 두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원유는 30% 이상이 대기 중으로 휘발되며, 바다 속에 녹아들기도 한다. 또 물과 섞인 에멀션 형태나 타르볼이 돼 바다 속 해수층을 떠돌기도 한다. 또 해저로 가라앉은 잔류물은 수년 동안 바다 밑에 자리 잡는 일도 있다.

이런 변화는 자연스레 일어나지만 방제 작업이 일부 과정을 촉진하기도 한다. 유처리제가 기름띠를 잘게 분산하는 것은 대표적인 논란 거리다. 방제 당국과 일부 전문가는 유해성을 부인하지만, 환경단체들은 ‘2차 오염’을 우려한다. 한국기기유화시험연구원 류승현 박사는 “유처리제는 두꺼운 기름층을 얇게 분해해 증발하거나 미생물이 쉽게 분해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운동연합의 양이원영 부장은 “유처리제로 분산된 기름은 더 넓게 퍼져 양식장 등 민감 해역을 2차 오염시킬 수 있다”고 반박했다. 타르볼의 경우 독성은 있지만, 잘 부서지지는 않아 2차 오염 우려는 덜하다.

사상 최악의 선박 기름 유출 사고 현장을 유럽항공우주국의 위성 엔비셋이 지난 11일 촬영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사진. 거대한 기름띠가 안면도 쪽으로 접근하는 모습이 보인다. 유럽항공우주국 홈페이지
사상 최악의 선박 기름 유출 사고 현장을 유럽항공우주국의 위성 엔비셋이 지난 11일 촬영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사진. 거대한 기름띠가 안면도 쪽으로 접근하는 모습이 보인다. 유럽항공우주국 홈페이지

오염 확산과 방제 현황=해상에서는 학암포∼모항 부근의 엷은 기름막은 거의 없어졌다. 다만 근소만 인근 가의도∼파도리 부근에 엷은 은백색 기름막이 퍼져 있으며, 인근 정적도 부근에 10∼30㎝ 크기의 흑갈색 기름막이 점점이 흩어져 있다. 수습본부는 “오염군은 남쪽 외해 방향으로 확산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해안에서는 모항∼학암포 17㎞ 구간이 기름 범벅이었으나, 방제 작업으로 학암포와 신두리해수욕장 주변의 오염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현재 어장 피해는 태안·서산의 여덟 읍·면 339곳 3741㏊에 이르고, 해수욕장은 네 읍·면 15곳이 피해를 입었다. 이날 방제 인력은 3만2천여명, 선박 254척, 헬기 16대가 투입됐다. 이날까지 수거된 오염 물질은 폐기물 9120t, 폐유 1426t이다. 정세라 태안/이완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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