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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꽃동네 간 김승연 회장, ‘치매환자 수발·애보기’ 사회봉사

등록 2007-12-20 16:18수정 2007-12-20 16:46

한화그룹 김승연회장이 20일 오전 충북 음성군 금왕읍 꽃동네 노인전문요양원에서 사회봉사를 하고 있다. (음성=연합뉴스)
한화그룹 김승연회장이 20일 오전 충북 음성군 금왕읍 꽃동네 노인전문요양원에서 사회봉사를 하고 있다. (음성=연합뉴스)
사회봉사명령 200시간 건강 등 이유로 유예…28일까지 45시간동안 봉사
충북 음성 꽃동네는 20일 낯익지만 어색한 봉사자를 맞았다.

보복 폭행 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김승연(55) 한화그룹 회장이 이곳에서 사회봉사를 시작했다.

김 회장은 아침 8시55분께 자신의 에쿠스 승용차에서 내렸다. 한화그룹 직원 10명과 꽃동네 설립자 오웅진(62) 신부가 남색 점퍼 등 평상복 차림의 김 회장을 맞았다.

오 신부와 악수를 나눈 김 회장은 “국민이 지켜보고 있으니 열심히 하겠다”고 짧게 말한 뒤 사랑의 연수원 교육관으로 옮겨 봉사 요령 등이 담긴 40분 짜리 영상물을 시청했다.

꽃동네 수녀한테서 간단한 일정을 들은 김 회장은 오전 10시께 치매환자 100명이 생활하고 있는 노인전문요양원 3층에서 봉사를 시작했다.

301호실 치매환자 강아무개(84)할머니의 간식을 돌보는 일이 첫 임무였다. 연두색 앞 치마를 두른 그는 긴장한 듯 떨리는 손으로 죽을 떠 먹였다. 간간이 “잘 잡수시네요. 맛있어요. 약간 더 드실래요”라고 말을 걸었다. 죽이 묻은 입가를 손수건으로 닦다 가래침을 받아 내기도 했다.

그는 “생각한 것보다 사회에서 버림받은 사람들이 많은 것같아 안타깝다”며 “그룹 사회봉사 차원에서 몇번 참여했지만 앞으로 관심을 갖고 자주 열심히 찾겠다”고 말했다.

한화그룹 김승연회장이 20일 오전 충북 음성군 금왕읍 꽃동네 노인전문요양원에서 사회봉사를 하고 있다. (음성=연합뉴스)
한화그룹 김승연회장이 20일 오전 충북 음성군 금왕읍 꽃동네 노인전문요양원에서 사회봉사를 하고 있다. (음성=연합뉴스)
오전 내내 이곳에서 치매 환자를 돌본 그는 낮 12시께 요양원 식당에서 복지사·간병사·봉사자 등과 김치전·닭고기 조림·깍두기 등의 반찬으로 점심을 먹었다. 박 마테오 수사는 “직접 식판에 음식을 담아 먹었으며, 식사를 하면서 별 말씀은 없었다”고 전했다.

오후에는 신생아부터 4살 배기까지 어린이 40명이 생활하는 천사의 집에서 봉사를 이었다.

아이들의 목욕을 돕고, 우유를 먹였으며, 안고 어르기도 했다.

한 수녀는 “처음이어서 그런지 조금 서툴어 보이지만 환자 등에게 말을 거는 등 열심히 하려는 듯했다”고 말했다.

꽃동네는 한해 평균 30여만명의 자원봉사자들이 2천여명의 소외계층을 돌보는 ‘자원봉사 천국’이다. 김 회장은 보복 폭행으로 지난 9월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명령 200시간을 받아 어쩔수 없이 봉사에 나섰다. 회사 일정, 건강 등의 이유로 봉사명령 유예를 받은 김 회장은 28일까지 45시간동안 꽃동네에서 봉사한다.

황계연(47) 법무부 서울보호관찰소 사회봉사팀장은 “김 회장과 법무부의 협의로 첫 봉사 장소를 꽃동네로 정했으며, 내년 초께 봉사자의 건강·희망·효과 등을 고려해 다른 곳에서 나머지 시간을 채우게 된다”고 말했다. 음성/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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