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때 몰아내고 희망을 비추길… / 30일 새벽 충남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 바닷가의 기름으로 오염된 자갈밭을 한줄기 등대 불빛이 비추고 있다. 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로 아수라장이 된 충남 태안 바다는 등대 불빛처럼 달려온 자원봉사자들의 손길로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태안/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태안의 ‘검은 눈물’을 닦아준 자원봉사자들이 환경기자클럽이 뽑은 ‘올해의 환경인’으로 뽑혔다.
중앙일간지와 방송ㆍ통신 기자들로 구성된 한국환경기자클럽(회장 조홍섭)은 30일 2007년도 ‘올해의 환경인’으로 ‘태안 원유유출 사고현장의 자원봉사자들’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환경기자클럽은 “이들은 사상 최악의 기름오염 사고현장에서 초기 방제작업을 성공으로 이끌었을 뿐 아니라 지역주민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꾼 ‘태안의 기적’을 이뤄냈다”며 “자갈 하나하나의 기름을 정성껏 닦는 시민들의 손길은 바로 환경을 지키는 거대한 잠재력”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태안 자원봉사 활동은 개인이나 가족 단위에서 직장 차원, 송년모임 등으로 이어지며 하나의 문화현상이 됐다. 사고 이후 지난 3주일여 동안 하루 평균 2만명이 봉사에 참여해 연인원이 40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태안군은 추정하고 있다. 이는 같은 기름유출 사고를 겪은 일본 후쿠이현 미쿠니 마을에 3달 동안 30만명의 자원봉사자가 몰린 것을 훨씬 능가하는 것으로,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규모다.
한편, 태안군은 이날 홈페이지에 “자원봉사자의 손길이 필요한 지역은 적정인원이 초과된 상태”라며 “연락처를 남겨 지속적인 복구작업에 참여해 달라”고 부탁하는 글을 올렸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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