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 ‘밭째’ 삼킨 눈 / 새해 첫날인 1일 폭설로 전남 나주시 공산면 화성리 인삼밭의 차양막이 무너져 주인 박형수(60)씨가 눈발 속에서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나주/연합뉴스
나흘째 폭설, 나주 인삼밭 4억7천만원 손실…2일 ‘평년 수준’ 회복
호남지역에 나흘째 큰눈이 내리면서 비닐하우스와 인삼밭 차양막 등 농가시설물 76동이 무너져 7억5천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광주, 전남·북 지역에 지난달 29일부터 1일까지 나흘째 눈이 내리면서 정읍 53.3㎝, 순창 53.2㎝, 부안 44.1㎝, 광주 41.9㎝, 장성 29.0㎝ 등 평균 40㎝ 안팎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전남 장성군 황룡면 회사촌, 광주시 북구 동림·용두동, 전북 순창군 쌍치면 탕곡리 등지에서는 딸기·고추·배추 등을 가꾸던 비닐하우스 50동이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철제 지주가 휘어지면서 2억8천여만원의 피해가 났다. 또 전남 나주시 공산면 가송리 인삼 재배시설 26동 21㏊는 햇볕가림막이 허물어져 4억7천만원의 손실을 입었다.
전북도 재해대책과 이동현씨는 “눈이 하루에 10㎝ 정도씩 분산됐고 낮 기온이 비교적 포근해 피해가 크지 않았다”며 “2년 전 심각한 눈피해를 입었던 농민들이 시설물을 보강하고 지붕에 쌓인 눈을 쓸어내는 등 사전에 대비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대설특보와 풍랑특보 때문에 하늘길과 바닷길도 잇따라 끊겼다. 광주공항에서는 이날 오전 운항 예정이던 12편 가운데 광주~김포, 광주~제주 등 10편이 결항됐고, 군산공항에서는 군산~제주 1편이 뜨지 못했다. 목포항과 여수항에서는 47항로 선박 70척 가운데 먼바다로 가는 20항로 27척이 출항하지 못했다. 군산항에서는 5항로 10척의 발길이 묶였다.
해맞이 명소인 지리산 덕유산 무등산 등지도 입산이 통제되면서 새해 첫날 산마루에서 해맞이를 하려던 탐방객들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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