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렬 리서치플러스 대표
FGD 진행 임상렬 리서치플러스 대표
주식·부동산 등 상대적 박탈
생계 불안 겹쳐 ‘안정’ 택해
진보? 다양한 선택지 중 하나 “참석자들이 이명박 후보에게 표를 던진 것은, 잘못하면 언제든지 등을 돌릴 수 있는 ‘유보적 지지’로 보인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진보세력을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표적집단 심층좌담회(FGD)를 진행한 임상렬 리서치플러스 대표는 40대 유권자들의 ‘변심’을 이렇게 분석했다. -노무현 지지에서 이명박 지지로 돌아선 결정적인 이유는? =참석자들은 경계를 넘나드는 대표적인 부동층이다. 2002년 ‘도덕성’에 기대를 걸고 투표했었는데, 막상 노무현 정부를 겪어보니 ‘도덕성도 별로 대수롭지 않다’고 결론내린 거다. 처음부터 이명박 당선인을 지지 후보로 점찍어두지 않고 끝까지 둘러봤는데도 대안이 제시되지 않으니까 ‘그래 이명박이네, 경제네’ 이렇게 흘러간 것 같다. 굳이 경제가 아니더라도 다른 지지 이유를 찾았을 거다. -그래도 참여정부의 경제 실정에 대해 원성이 높던데? =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짚지는 못하고 있다. ‘경제지표가 나빠진 게 아니지만’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들에겐 사회적 차원의 경제지표는 관심사가 아니다. 모든 경제를 ‘국가’가 아닌 ‘개인’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다. 주식·부동산으로 돈 버는 사람들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과 생활에 대한 불안감이 뒤섞여 있는데, 참여정부가 아마추어 같으니 계속 불안했던 거다. 그래서 일부 흠결이 있더라도 ‘안정적인’ 정부를 원했다. 세계화나 양극화를 거역할 수 없는 하나의 흐름으로 받아들여, 공공성에 대한 관심이 희석된 게 아닌가 싶다. -진보개혁세력에 대한 기대심리는?
=진보는 ‘대안’ 세력이 아니라 균형을 맞출 ‘견제’ 세력 정도로만 의미를 두고 있다. 예전엔 ‘진보냐, 보수냐’가 판단기준이었는데, 이제는 다양한 선택지 중 하나일 뿐이다. 사회운동이 활발하지 않은 시기라, 일반사람들의 머릿속엔 진보개혁세력을 대변할 정치집단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그나마’에 해당하는 대통합민주신당과 진보개혁세력을 등치시켜 버린 거다. 운동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진보개혁’만 주장하는 건, 자칫 공허하게 들릴 수 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생계 불안 겹쳐 ‘안정’ 택해
진보? 다양한 선택지 중 하나 “참석자들이 이명박 후보에게 표를 던진 것은, 잘못하면 언제든지 등을 돌릴 수 있는 ‘유보적 지지’로 보인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진보세력을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표적집단 심층좌담회(FGD)를 진행한 임상렬 리서치플러스 대표는 40대 유권자들의 ‘변심’을 이렇게 분석했다. -노무현 지지에서 이명박 지지로 돌아선 결정적인 이유는? =참석자들은 경계를 넘나드는 대표적인 부동층이다. 2002년 ‘도덕성’에 기대를 걸고 투표했었는데, 막상 노무현 정부를 겪어보니 ‘도덕성도 별로 대수롭지 않다’고 결론내린 거다. 처음부터 이명박 당선인을 지지 후보로 점찍어두지 않고 끝까지 둘러봤는데도 대안이 제시되지 않으니까 ‘그래 이명박이네, 경제네’ 이렇게 흘러간 것 같다. 굳이 경제가 아니더라도 다른 지지 이유를 찾았을 거다. -그래도 참여정부의 경제 실정에 대해 원성이 높던데? =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짚지는 못하고 있다. ‘경제지표가 나빠진 게 아니지만’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들에겐 사회적 차원의 경제지표는 관심사가 아니다. 모든 경제를 ‘국가’가 아닌 ‘개인’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다. 주식·부동산으로 돈 버는 사람들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과 생활에 대한 불안감이 뒤섞여 있는데, 참여정부가 아마추어 같으니 계속 불안했던 거다. 그래서 일부 흠결이 있더라도 ‘안정적인’ 정부를 원했다. 세계화나 양극화를 거역할 수 없는 하나의 흐름으로 받아들여, 공공성에 대한 관심이 희석된 게 아닌가 싶다. -진보개혁세력에 대한 기대심리는?
=진보는 ‘대안’ 세력이 아니라 균형을 맞출 ‘견제’ 세력 정도로만 의미를 두고 있다. 예전엔 ‘진보냐, 보수냐’가 판단기준이었는데, 이제는 다양한 선택지 중 하나일 뿐이다. 사회운동이 활발하지 않은 시기라, 일반사람들의 머릿속엔 진보개혁세력을 대변할 정치집단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그나마’에 해당하는 대통합민주신당과 진보개혁세력을 등치시켜 버린 거다. 운동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진보개혁’만 주장하는 건, 자칫 공허하게 들릴 수 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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