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시민들도 전단지 배포·수리산 훑기 나서
성탄절인 지난달 25일 집 근처 공원에서 마지막 모습이 목격된 뒤 행방불명된 경기 안양 ㅁ초등학교 2학년 우예슬(8)양과 4학년 이혜진(10)양을 찾기 위한 노력이 4일로 11일째 이어졌지만 흔적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ㅁ초등학교 교사와 학부모들, 119 소방대원, 안양 시민들까지 실종 어린이 찾기에 나섰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공개 수사로 전환한 뒤 단순가출과 우범자에 의한 의도적 납치 감금 등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행적을 쫒는 탐문수사에 주력하고 있다. 안양경찰서 김병록 형사과장은 “실종된 곳 주변의 11개 폐쇄회로 텔레비전 중 2곳에서 비슷한 모습이 발견됐으나 확실치 않고 25건의 시민 제보 확인과 수리산 수색 등에서도 별 소득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우양의 어머니(36)는 “남편과 함께 회사에 휴가를 내고 열흘째 아이를 찾아 거리 곳곳을 다니고 있다. 살아만 있어 달라”며 울먹였다. “금방이라도 예슬이한테 전화가 올까 하는 기대로 전화기를 놓지 못하고 있다”는 우양 어머니는 목이 메이는 듯 더 이상의 말을 잇지 못했다. 우양과 이양의 담임인 김아무개·장아무개 교사는 “가수 장윤정을 좋아한 예슬이는 물론 혜진이 모두 장래 ‘가수’가 꿈인 어린이들이었다”며 “특히 예슬이는 수학 과목의 성적이 뛰어났고 둘 다 성격이 밝고 활달했는데 …”라며 눈물을 억눌렀다.
실종이 장기화하자 ㅁ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아이들 찾기에 발벗고 나섰다. 이날 70여명의 학부모들과 25명의 교사들은 ‘예슬이와 혜진이를 부모 품으로’라는 어깨띠를 두르고 2인 1조로 1만여장의 전단지를 나눠줬다. 직장에 휴가를 내고 이날 오전 10시부터 지하철 1·4호선에 전단지를 붙인 학부모 김정숙(50)씨는 “내 아이도 같은 학교 5학년”이라며 “이 추위에 떨고 있을 애들을 생각하면 어느 학부모가 제대로 잠을 자겠느냐”고 말했다.
수리산 등산인 모임인 ‘수리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날 새벽 900여명의 회원들에게 인터넷 카페(cafe.daum.net/susasa)를 통해 ‘실종 어린이 찾기 번개산행’을 공지했다. 이들은 5일 오전 10시 안양5동 충혼탑에서 집결한 뒤 신성고 뒷산, 426고지, 칠흑골, 도장골, 제2전망대 등을 훑는다는 계획이다.
경찰도 이날 6개 중대 500여명을 동원해 수리산을 뒤지는 등 그동안 44개 중대 3500여명을 투입해 실종 어린이들을 찾고 있다.
안양/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