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폭력' 자살아들 유서 3년만에 공개
“사람 좀 괴롭히지 마라. … 내가 귀신이 되어서라도 너희를 가만두지 않겠다.” 경남 마산시의 황아무개(51)씨는 13일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다가 3년 전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들의 유서를 뒤늦게 공개했다. 당시 중학교 2학년이던 황군은 에이(A)4 용지 두 장에 연필로 적은 유서를 남겼다. 그는 이 유서 첫 장에 “나를 놀리는 인간들, 사람 좀 괴롭히지 마라, 내가 너희들 찔러 죽이려다 참았다. 특히 니가 제일 짜증나. 과학시간에 샤프를 훔쳐가서 지꺼(자기 것)라고 우기고. 수행여행 돌아오는 날 자는데 입에다 먼지 묻은 과자를 넣고. 내가 귀신이 되어서라도 너희들을 가만두지 않겠다”라며 자신을 괴롭힌 몇몇 친구의 이름을 적었다. 이어 “힘 좀 세다고 남을 괴롭히지 마라. 힘세면 다가(다냐)”라고 학교생활에서 당한 억울함을 토로했다. 경찰은 황군이 숨졌을 당시 유서가 발견되지 않자, 황군이 스스로를 비관해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지었다. 뒤늦게 유서를 발견한 황군의 아버지는 “문제를 삼는다고 죽은 아들이 살아 돌아오느냐는 아내의 반대에 공개하지 않다가 더는 아들과 같은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 공개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마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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