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와 독도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속에서, 일본의 한 시민단체가 강제징용 한국인을 기리는 위령비를 세우기로 했다.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태평양보상협의회)는 13일 “일본의 양심적 시민단체 ‘평화실현을 위한 모임’이 오키나와에 한국인 강제징용 위령비를 세우기로 했다”며 “태평양 전쟁이 터진 날인 12월8일께 건립될 예정인 이 위령비는 강제로 끌려가는 조선인 청년의 모습을 새긴 부조물”이라고 밝혔다.
‘한의 비’로 이름지어질 이 비는 일제 시대에 오키나와로 끌려갔던 징용자인 강인창·서정복씨가 1999년 현지를 방문해 “같이 끌려와 고생하다 먼저 세상을 뜬 동료를 볼 면목이 없어 위령비라도 세웠으면 한다”는 소감을 밝힌 것이 계기가 됐다. ‘평화실현을 위한 모임’은 ‘한의 비 건립 추진 모임’을 발족하고 모금활동을 벌여 현재 1천만엔(1억여원) 정도를 모았다.
이 모임은 99년 8월에는 경북 영양군에 오키나와로 끌려간 조선인 피해자들의 위령비를 세운 바 있다.
이희자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공동대표는 “이 단체는 한인 징용자들의 일본 내 재판에도 도움을 주는 등 반전·평화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이들의 위령비 건립이 피해자들의 아픔을 달래고 일본인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6s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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