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회수하려 폭력배 동원해 감금·물고문
서울 중부경찰서는 지난 3일 폭력배를 동원해 동업자를 감금하고 물고문 등 폭행한 혐의(강도상해)로 유명 제화업체 창업주의 아들인 이아무개(47)씨를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11월8일 오후 1시께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동업자 박아무개(42)씨를 경기 가평군 유명산의 한 펜션으로 유인한 뒤 “그동안 건넨 투자금을 내놓으라”며 폭력배 2명을 동원해 감금·폭행하고 물고문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전치 5주의 상처를 입었다.
경찰은 이씨가 지난 2003년부터 적외선 감지기 카메라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박씨에게 10억여원을 투자했지만, 지난해 중국에서 같은 기술로 만든 제품이 출시되는 등 시장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자 투자금을 회수하려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씨는 당시 박씨를 소개해준 김아무개씨에게도 소개비조로 7억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와 폭력배 2명의 협박에 따라 이튿날 20억원짜리 약속어음과 자신 소유 차량까지 내놓은 박씨는 이씨가 유명 인사여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을 우려해 한 방송국 시사프로그램에 사건을 제보했으며, 방송국 쪽의 신고로 경찰 수사가 진행돼왔다. 이씨는 1980년대 유명 여성 탤런트와 결혼해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경찰은 “이씨는 현장에 함께 있던 폭력배 2명의 존재는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신원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고 있어, 조직 폭력배인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이들의 행방을 쫓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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