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출기 고장났다” 신고 뒤 출동한 보안업체 직원 흉기로 찔러
한적한 주말 오전 은행 현금자동인출기를 고장내고 보안업체 직원을 불러낸 뒤 흉기로 찌르고 현금을 털어간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5일 아침 8시께 경기 고양시 덕양구 원당농협 주교지점 ‘365코너’에 2인조 강도가 침입해 출동한 보안업체 직원을 흉기로 찌르고 현금 4800만원을 털어 달아났다.
보안업체 직원 이아무개(26)씨는 “이날 ‘현금인출기가 고장났다’는 신고가 들어와 농협 후문으로 들어가 인출기를 점검하려는 순간 갑자기 남자 두 명이 나타나 흉기로 허벅지를 찔렀다”며 “강도 두 명 중 한 명이 흰색 점퍼를 입고 있는 것 외에 범인들의 얼굴 등은 보지 못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이씨는 이들이 손과 발을 테이프로 묶고 자신이 갖고 있던 보안카드와 열쇠 등을 빼앗아 도난 방지시스템을 해체한 뒤, 현금인출기 석 대에서 돈통 여섯 통을 빼내 달아났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출동한 지 1시간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는 점을 수상히 여긴 동료 보안업체 직원에게 결박된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농협 현금인출기 부근에는 폐쇄회로 텔레비전 두 대가 작동하고 있었으나 범인들이 저장장치를 뜯어낸 뒤 물을 뿌려 파손한 상태여서 이를 복구하려면 2~3일 가량이 걸린다고 밝혔다.
경찰은 범인들이 △허위신고를 통해 보안업체 직원을 불러낸 점 △저장장치 위치를 파악해 물을 뿌린 점 △현금인출기 고장신고를 하면 보안업체 직원 1명만 출동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으로 보이는 점 △도난 방지시스템을 손쉽게 해체한 점 등을 들어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이들의 범행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고양/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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