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신원확인 3주 걸릴 듯
노동자 40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 이천시 냉동창고 화재의 원인 규명이 늦어지면서 경찰 수사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숨진 노동자들의 신원 확인도 사흘이 지난 10일 현재까지 16명에 그쳐, 사고 수습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화재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본부장 박학근)는 사고 직후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소방방재청 화재조사반, 가스·전기안전공사 등 전문 감식기관 요원들을 투입해 날마다 두세 시간씩 현장 감식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사고 현장이 축구장의 두배에 가까운 넓이인데다 강한 불길에 증거물과 잔여물 상당수가 타버린 상태여서 발화 원인 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감식반 관계자는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냉동실과 기계실이 모두 녹아내려 화인 규명을 위한 각종 증거물 발굴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 정도 속도면 원인 규명에만 앞으로 20일 이상 더 걸릴 것 같다”고 전했다.
경찰은 또 냉동창고 소유주인 ‘코리아냉동’ 공아무개(47·여) 대표 등 회사 관계자 네 명을 출국금지하고, 회사 관계자와 공무원 등 40여명을 불러 인·허가 비리 등을 캐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숨진 노동자들의 주검 훼손이 심한 상태여서 유전자 감식을 통해 모든 사망자의 신원 확인을 마치기까지 3주 가량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천/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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