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이 11일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법원에서 오전 증인신문을 마친 뒤 ‘외환은행 되찾기 범국민운동본부’ 회원의 항의시위 속에 법원을 나서고 있다. 운동본부는 “스티븐 리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가 법정에 설 때까지 그레이켄 회장을 억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외환카드 주가조작 의혹’ 법정 표정
‘허위 감자설’ 질문에 “감자 고려 합병 생각”→
“감자하며 합병 할수도”→“감자없이 합병 없다”
변호인10명·검사4명·통역3명 참여 공방 치열 “증인, 자꾸 답변을 피해가는 것 같은데 ….” 재판장의 지적에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머뭇거렸다. “감자를 고려한 합병을 생각했다”는 그의 첫 증언은 재판장의 질문이 계속되자 “감자하면서 합병할 수 있다는 뜻”으로, 다시 “감자 없이는 합병도 없다는 의미”로 바뀌었다. 그레이켄 회장은 1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4부(재판장 이경춘) 심리로 열린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에 대한 속행 공판에 피고인 쪽의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씨는 외환카드 주가 조작 등의 혐의(증권거래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레이켄 회장을 신문하기 위해 검찰과 법원, 그리고 그레이켄 회장을 각각 전담하는 3명의 통역이 동원됐다. 유씨의 변론을 맡은 10명의 변호인과 론스타 수사에 참가했던 4명의 검사가 그레이켄 회장을 사이에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공방의 초점은 2003년 11월 외환은행이 외환카드를 합병하면서 ‘허위 감자설’을 퍼뜨렸는지였다. 그레이켄 회장은 “11월20일 엘리스 쇼트 부회장으로부터 ‘감자를 전제로 한 합병 추진’ 등 외환카드 이사회 결과를 보고받고 이를 승인했다”며 “그러나 은행들이 당시 유동성 위기였던 외환카드에 대한 추가 대출을 거부한 채 조기 합병을 요구했고, 감자를 하려면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감자 없는 합병을 실행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 도산할 위기를 맞은 회사의 일반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힌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검찰은 “애초 감자할 의도가 없으면서도 허위 감자설을 퍼뜨린 것 아니냐”고 그레이켄 회장을 다그쳤다. 검찰이 “일반적으로 감자설을 유포하면 주가가 떨어지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그레이켄 회장은 “아니다. 주가의 등락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그것을 모두 안다면 쉽게 부자가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검찰은 14일로 예정된 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 공판 뒤, 변호인과 일정을 협의해 그레이켄 회장에 대한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그에 대한 검찰 조사는 외환은행 헐값매각과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와의 공모 여부에 무게를 두고 이뤄질 것이라고 검찰 관계자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그레이켄 회장은 재판이 끝난 뒤 “최대한 조사에 협력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검찰의) 출국정지는 필요하지 않다. 자발적으로 한국에 왔고 미국으로 가더라도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감자하며 합병 할수도”→“감자없이 합병 없다”
변호인10명·검사4명·통역3명 참여 공방 치열 “증인, 자꾸 답변을 피해가는 것 같은데 ….” 재판장의 지적에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머뭇거렸다. “감자를 고려한 합병을 생각했다”는 그의 첫 증언은 재판장의 질문이 계속되자 “감자하면서 합병할 수 있다는 뜻”으로, 다시 “감자 없이는 합병도 없다는 의미”로 바뀌었다. 그레이켄 회장은 1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4부(재판장 이경춘) 심리로 열린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에 대한 속행 공판에 피고인 쪽의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씨는 외환카드 주가 조작 등의 혐의(증권거래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레이켄 회장을 신문하기 위해 검찰과 법원, 그리고 그레이켄 회장을 각각 전담하는 3명의 통역이 동원됐다. 유씨의 변론을 맡은 10명의 변호인과 론스타 수사에 참가했던 4명의 검사가 그레이켄 회장을 사이에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공방의 초점은 2003년 11월 외환은행이 외환카드를 합병하면서 ‘허위 감자설’을 퍼뜨렸는지였다. 그레이켄 회장은 “11월20일 엘리스 쇼트 부회장으로부터 ‘감자를 전제로 한 합병 추진’ 등 외환카드 이사회 결과를 보고받고 이를 승인했다”며 “그러나 은행들이 당시 유동성 위기였던 외환카드에 대한 추가 대출을 거부한 채 조기 합병을 요구했고, 감자를 하려면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감자 없는 합병을 실행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 도산할 위기를 맞은 회사의 일반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힌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검찰은 “애초 감자할 의도가 없으면서도 허위 감자설을 퍼뜨린 것 아니냐”고 그레이켄 회장을 다그쳤다. 검찰이 “일반적으로 감자설을 유포하면 주가가 떨어지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그레이켄 회장은 “아니다. 주가의 등락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그것을 모두 안다면 쉽게 부자가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검찰은 14일로 예정된 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 공판 뒤, 변호인과 일정을 협의해 그레이켄 회장에 대한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그에 대한 검찰 조사는 외환은행 헐값매각과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와의 공모 여부에 무게를 두고 이뤄질 것이라고 검찰 관계자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그레이켄 회장은 재판이 끝난 뒤 “최대한 조사에 협력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검찰의) 출국정지는 필요하지 않다. 자발적으로 한국에 왔고 미국으로 가더라도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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