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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인터넷사기로 흥한 20대여성 결국 ‘사기’당해

등록 2005-04-14 14:49수정 2005-04-14 14:49

온라인에 중독돼 생활하며 인터넷 사기 행각을 벌이던 20대 여성의 ‘속고 속이는 행적’이 알려져 관심을 끈다.

인터넷 사기로 3억원에 육박하는 돈을 가로챈 20대 여성이 더 큰 ‘한방’을 노리다 결국 자신도 인터넷사기에 걸려 돈을 몽땅 날린 일이 경찰에 발각되었다.

김아무개(25·여)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취업에 실패해 인터넷에 빠져살다가 지난해 3월 20만원대의 엠피쓰리(MP3)를 3만~4만원에 공동구매해 주겠다며 인터넷 공동구매 사이트를 개설해 사기행각을 벌였다. 김씨는 회원 3천8백여명으로부터 공동구매 대금으로 3억원을 받은 뒤 대부분의 구매자들에게 상품을 보내주지 않고 돈을 가로챘다. 김씨는 이 사기극으로 쉽게 큰 돈을 벌자 이번엔 상품권 공동구매로 영역을 넓혔다. 김씨는 사이트를 옮겨 유명 백화점상품권과 구두상품권 2장(20만원 어치)을 13만원에 공동구매해 주겠다고 속여 200여명으로부터 1억8천만원을 송금받아 또 가로챘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2억원어치만 상품을 구입해 회원들에게 보내주고 나머지 2억8천만원은 자신이 챙겼다.

김씨는 더 큰 한방을 위해 이 돈을 로또복권 구입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김씨는 지난해 8월 인터넷상에서 돈을 모아 로또복권을 대량 구입한 뒤 당첨금의 절반을 투자자에게 돌려준다는 이른바 ‘로또복권 분석가’ 공아무개(41)씨에게 1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돌려받은 돈은 투자금의 절반에 불과했다. ‘로또복권 분석가’를 잘못 골라 손해를 봤다고 생각한 김씨는 지난 1월 새로운 ‘로또복권 분석가’ 한아무개(43)씨에게 5천만원을 투자했으나, 또다시 3천여만원을 손해봤다. 김씨는 지난 2월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로또복권 분석가’ 이아무개(52)씨에게 1억원을 투자했지만, 등수에 관계없이 단 한장도 당첨되지 못하는 참담한 손해를 봤다. 김씨가 로또복권에 2억5천만원을 투자해 당첨된 최고등수는 100여만원을 받는 3등에 불과했으며, 그나마 돌려받은 돈은 대부분 미처 복권을 구입하지 못해 남은 투자금이었다. ‘로또복권 분석가’들은 복권을 구입했다 속이고 투자금의 상당액을 자신들이 챙겼으나, 김씨는 이 사실을 몰랐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14일 김씨를 사기혐의로 구속하고, 공씨 등 이른바 ‘로또복권 분석가’ 3명을 횡령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 결과 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김씨는 어머니에게 아르바이트직을 구했다며 매일 규칙적으로 출퇴근하며 피씨방에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냈으며, 인터넷 사기를 통해 번 돈으로 생활비를 부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압수한 김씨의 통장에는 잔고가 10여만원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부산/<한겨레> 사회부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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