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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압수수색’ 공구함까지 준비했지만…

등록 2008-01-14 20:37수정 2008-01-15 11:34

압수수색 가져간 상자 대부분 빈채 돌아와
삼성쪽 특검 대비해 ‘사전준비’ 치밀한 듯
출범 4일 만에 전격적으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집무실인 승지원 등을 압수수색한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삭제한 컴퓨터 파일을 복구하는 첨단 장치까지 미리 준비하는 세밀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압수수색 자료를 담기 위해 싣고 간 대형 상자들은 상당수가 빈 채로 돌아와, 삼성 쪽의 ‘준비’도 치밀했음을 보여줬다.

이날 압수수색이 이뤄진 곳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끌었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승지원에는 검사와 수사관 13∼14명이 찾아가 아침 8시30분부터 오후 1시께까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오전 11시40분께 수사관 7∼8명이 먼저 빈손으로 승지원을 걸어나오자 60여명의 취재진들은 질문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이들은 승지원의 육중한 철제 대문만큼이나 굳은 표정을 지은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한남동 고갯길을 걸어 내려갔다.

이어 검사와 수사관 6명이 낮 12시40분께 승지원을 나섰다. 하지만 이들이 손에 쥔 것은 압수수색을 들어갈 때부터 가지고 있던 공구함과 노트북 컴퓨터를 제외하면 노란색 서류봉투 두 장과 흰색 서류봉투 두 장이 전부였다. 앞서 압수품을 옮기기 위해 동원된 것으로 보이는 스타렉스 차량도 오전 11시45분께 별다른 짐을 싣지 않은 채 승지원을 떠났다.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 최광해 부사장 등이 살고 있는 도곡동 타워팰리스에서도 빈손으로 나서는 특검 관계자들이 잇따라 눈에 띄었다.

오후 1시40분께 김인주 사장이 사는 것으로 알려진 타워팰리스 비(B)동 앞에는 이날 오전 승지원을 떠났던 스타렉스 차량이 파란색 압수수색용 상자 20여개를 싣고 도착해 ‘뭔가 나온 것 아니냐’는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차량은 오후 3시20분께 상자를 묶었던 끈조차 풀지 않은 채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한 수사관은 “압수수색 성과가 있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박스가 빈 것을 보면 알잖아요”라고 말했다.

이날 특검팀은 김인주 사장의 경기 남양주 별장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별장 관리인 이아무개씨는 “오전 9시께 개 짖는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두 명이 이미 들어가 있었다”며 “검찰에서 왔다는 사람들 네 명이 약 1시간30분 동안 1, 2층 거실과 방, 주방 등을 다 둘러보고는 ‘컴퓨터는 없네’라고 말하더니 사진만 여러 장 찍고 갔다”고 전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보안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 조 특검은 이날 아침 8시께 출근하면서 압수수색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사무실로 올라갔다. 특검의 공보관 구실을 하는 윤정석 특검보도 아침 9시30분 브리핑에서 “오늘 아침 특별한 전달 사항은 없다”며 기자들의 관심을 따돌렸고, 압수수색이 한창 진행된 10시40분께가 돼서야 압수수색 사실과 장소를 언론에 알려줬다. 이순혁 김지은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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