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 변호사가 섬성이 해외 경매에서 비자금으로 사들였다고 폭로한<행복한 눈물>(리히텐슈타인 작).
삼성특검팀, 에버랜드 안내견학교 옆 창고 전격 압수수색
특검 “워낙 규모 커 22일 다시 압수수색 진행키로”
특검 “워낙 규모 커 22일 다시 압수수색 진행키로”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조준웅(67) 특별검사팀은 21일 경기도 용인의 삼성 에버랜드 옆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 근처 창고를 압수수색해, 국내외 미술품이 수천 점 정도가 무더기로 보관된 것을 확인했다.
특검팀의 관계자는 이날 “미술품의 규모가 수천 점이나 돼 오후에 시작한 압수수색이 새벽 1시까지 9시간 동안 진행됐다”며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63)씨가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 등 고가 미술품이 여기에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술품들은 창고 안에 잘 정리된 상태로 보관돼 있다”며 “하지만 워낙 규모가 커 22일 다시 압수수색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삼성문화재단 쪽은 이날 오후 특검 쪽에 “에버랜드 창고는 리움 미술관 등에서 전시하고 남은 그림을 보관하는 수장고”라고 해명했다가, 이날 밤에는 “비밀 수장고가 아니라 선대 이병철 회장 때부터 수집해 온 삼성 문화재단이 소유하고 있는 골동품과 미술작품 등이 보관돼 있는 정식 수장고”라고 말을 바꿨다. 삼성문화재단 쪽은 또 “일부에서 비자금으로 구입해서 이 수장고에 은닉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행복한 눈물> <베들레헴 병원> 등의 작품은 삼성에서 구입한 사실 자체가 없으며, 따라서 이 수장고에 없다”고 덧붙였다.
특검 팀은 최근 에버랜드 옆에 있는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 근처 창고와 교통박물관 근처 창고 등이 고가의 미술품들을 보관하는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는 첩보( <한겨레> 1월21일치 1면 )를 입수하고, 이날 오후 4시께 수사관 7∼8명을 보내 모두 여섯 동의 창고 건물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을 통해 “홍씨가 삼성 구조조정본부에 지시해 비자금으로 리히텐슈타인과 앤디 워홀, 에드 루샤 등 세계적인 거장 20여명의 작품들을 서미갤러리 홍송원 대표 등을 통해 구입했다”며 “홍씨뿐 아니라 이명희 신세계 회장 등도 서미갤러리와 거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검 팀은 이날 또 배호원(58) 삼성증권 사장과 과장급 실무자 세 명 등을 불러 조사했다. 배 사장은 제일모직 출신(1977∼80년)으로 1981년부터 10년 동안 그룹 비서실의 재무팀에서 활동했다. 이학수(62) 부회장, 김인주(50) 전략기획실 사장과 함께 제일모직 출신의 ‘안방 살림꾼’으로 통했던 배 사장은 비자금을 만들어 관리한 핵심 인사로 알려졌다. 김용철 변호사는 “이학수·김인주 체제가 들어서기 전에 구조본은 이학수·배호원 체제였다”고 말했다.
특검 팀은 배 사장 등에게 차명 의심 계좌 상당수가 삼성증권에 개설되고 관리된 경위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특검은 삼성증권 사장을 지낸 황영기(56)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에게도 소환통보를 했다.
고제규 기자 unj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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