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영씨
“유엔 사무총장 후보였다” “박근혜 전 대표와 혼담”
지난해 17대 대통령선거에서 색다른 공약과 언행으로 관심을 끌었던 허경영(58) 경제공화당 후보의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다.
허 후보의 선거법 위반 혐의 등을 수사해 온 서울남부지검의 성영훈 차장검사는 21일 “허 후보가 사전선거운동 및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선거법을 위반했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도 인정된다”며 “죄질이 불량하고 증거인멸이 우려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말했다.
허 후보는 지난해 10월께 한 무가 신문에 자신을 찬양하고 공약 등을 알리는 광고를 실어 1만 부 가량 배포됐고, 자신이 유엔 사무총장 후보에 올랐었다는 거짓 경력을 선거공보에 게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광고에는 허 후보가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만나는 장면을 합성한 사진도 실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성 차장검사는 “당시 광고는 거의 허 후보가 얘기하는 대로 만들어졌고, (제작과 배포에서) 허 후보의 신문사처럼 운영된 정황도 포착했다”며 “선거법 위반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허 후보는 또 지난달 13일 <평화방송>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살아 계실 때 나하고 혼담이 있었다”며 “지난 2001년에 워싱턴에 같이 갔다가 올 때도 같이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박 전 대표는 허 후보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한편 허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백화점 9층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은 함정수사, 표적수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허 후보는 “무가 신문 광고는 신문기사일 뿐 나와는 관계가 없다”며 “박 전 대표와 결혼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한 적도 없고, 박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사상과 철학을 좋아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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