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I 공문서 드러나
특검 수사 대비…직원들 자료는 모두 삭제 지시
특검 수사 대비…직원들 자료는 모두 삭제 지시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에스디아이(SDI)가 이달 초 회사 안의 개인용 컴퓨터에 저장돼 있던 문서를 모두 별도의 서버(통합저장장치)로 옮기고, 개인용 컴퓨터의 자료는 모두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특검의 압수수색에 대비해 자료 관리를 일원화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한겨레>가 입수한 삼성에스디아이 공문을 보면, 이 회사는 1월 초 사내 인터넷망을 통해 모든 사원들에게 “보유한 모든 문서를 ‘넷디스크’로 옮겨 저장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사내에서 작성된 문서를 개인용 컴퓨터의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는 게 금지되고, 모든 문서를 개인용 컴퓨터와 통신망으로 연결된 별도의 서버(넷디스크)에만 저장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또 이 회사는 삼성 특검이 공식 업무를 시작한 지 하룻만인 지난 11일 특검의 압수수색에 대비한 교육을 하면서 “넷디스크로 연결된 것(문서)만 놔두고, 나머지는 모두 폐기하라”고 사원들에게 지시했다. 이날 교육에 참가한 한 과장은 “이날 모든 문서를 넷디스크로 옮겨 저장한 뒤 개인용 컴퓨터에 남겨진 모든 문서를 지웠다는 것을 부서장에게 일일이 검사받고 퇴근했다”고 말했다.
서울 태평로 삼성 본관과 이건희 회장 집무실인 승지원 압수수색이 진행된 지난 15일에는 직원들의 넷디스크 접근이 아예 차단되기도 했다. 삼성에스디아이의 한 간부는 “중앙에서 서버와 피시의 연결을 차단해 넷디스크 폴더 자체가 없어졌다”며 “문서를 불러오지 못해 업무를 볼 수 없었지만 항의를 하거나 불만을 제기한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청의 한 사이버 수사 전문가는 “데이터를 일정한 시점에 한 서버에 모아 넣으라고 지시했다는 것은 이 서버가 일종의 수사 회피 수단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에스디아이 쪽은 “넷디스크 시스템은 작업 보안과 백업 시스템 강화를 위해 오래전부터 개발해 온 것”이라며 “올해 들어 전사 차원으로 확대한 것인데, 그 시기가 특검 등과 맞물린 건 우연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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