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삼성 비자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창고의 추가 압수수색을 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용인 에버랜드 창고 앞을 직원들이 지키고 있다. 연합뉴스
도마뱀이 꼬리를 자른다. 무슨 뜻일까? 도마뱀은 척추동물로서의 진화에 늦은 동물이다. 그래서 뇌가 몸 전체를 통솔할 수가 없다. 특히나, 몸의 가장 아랫부분에 있는 꼬리 근육의 경우, 뇌의 지배로부터 자유롭다고 한다. 그래서, 뇌의 명령과 관계없이 움직이기도 하며, 잘려 나가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뿐만이 아니다. 도마뱀의 꼬리는 쉽게 잘라질 수 있다고 한다. 꼬리를 잘라도 세포를 빠른 시간 내에 재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도마뱀이 척추동물로서의 진화가 늦은 동물이라는 것을 감안해보자. 재생 능력은 그럴수록 왕성하다고 한다.
도마뱀은 이러한 능력으로써, 꼬리가 잘릴 경우에는 절단 부분이 수축돼 피가 흐르는 것을 방지한다고 한다. 적으로부터 도피할 때도, 이 능력은 효용성이 크다고 한다. '도마뱀 꼬리 자르기'란, 도마뱀의 이러한 능력에서부터 비롯된 속담이다. 큰 잘못을 저질렀거나 반드시 도망가야 할 경우, 생색내기식 댓가를 치르거나 별다른 힘을 쓸 수 없는 하부조직원들만이 죄의 댓가를 치루고 핵심조직원은 면죄부를 받았을 때 쓰는 표현이다. 권력과 돈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회일수록, '도마뱀 꼬리 자르기'는 빈번하게 이루어진다. 우리는 어쩌면, 역사에 남을 '도마뱀 꼬리 자르기'를 보는 것일지도 모른다. 삼성그룹을 주목해보자. 16억원이라는 '도마뱀 꼬리'를 자르며... 아버지가 아들에게 60억 8천만원의 현금을 물려준다. 이중에서 납부해야 하는 증여세는 16억원이었다. 그렇다면 남은 44억 8천만원을 어떻게 활용했을까? 아버지가 수많은 기업을 거느린 그룹 회장임을 감안해보자. 계열사 간의 순환출자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며, 어느 놀이공원이 그룹 핵심기업의 대주주로 떠오른다. 아들은 44억 8천만원으로 그룹의 부동산을 소유한 회사와 핵심기업의 전환사채들을 차례로 집중적으로 인수하며, 엄청난 금액을 벌이들인다. 그러면서 최종적으로는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상장해 놀이공원의 대주주로 확정된다. 놀라운 수단이다. 조지 소로스도 울고 갈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불법이 밝혀졌다. 아들이 벌인 인터넷 사업이 끼친 손해를 그룹 계열사들이 떠맡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며, 놀이공산의 대주주로 등극해 그룹을 장악하기까지, 아버지의 핵심부하들이 모인 구조조정본부(현 전략기획실)가 조직적으로 기획하고 공모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무엇이 목적이었을까? 증여세가 불과 16억원이라는 것을 감안해보자. 세금을 내지 않으면서 온전히 재산과 지배권을 상속하려는 목적이었다는 이야기가 세상에 널리 퍼지기 시작한다.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죄값은 아버지와 아버지의 핵심부하들에게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놀이공원의 전현직 사장들이 모두 자신들의 혐의라고 시인했다. 하지만, 세상은 비웃는다. "도마뱀 꼬리자르기"라는 것. 놀이공원의 사장 자리를 원할 간부들은 곳곳에 있다. 게다가 '관리의 그룹'이라고 소문난 이 재벌이 희생한 그들을 설마 내치겠느냐는 이야기도 있다. 정말로 '도마뱀 꼬리 자르기'일까? 그렇다면, '도마뱀 꼬리 자르기'는 성공한 것이다. 이와 관련된 부당이득 반환 청구의 공소 시효는 10년으로써, 사건이 1996년에 일어났음을 감안해야 한다. 물 건너 갔다. 16억원으로 이렇게 대박낼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라.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도, 미국의 조지 소로스라 할지라도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상징'을 버리는 대신, '실속'을 취하다? '거대한 제국'에 치명적인 일이 생긴다. 핵심간부 역을 맡던 변호사가 언론에 양심고백을 하며, 조직의 치부를 모조리 폭로하기 시작한 것이다. 변호사의 도덕성을 건드려봐야 소용이 없다. 그는 이미, "나 자신의 구속도 충분히 감수하고 있다"고 각오했으니까. 이로써, '특검'이 성립된다. 원래는 검찰이 수사해야 할 일이지만, 검찰 중 상당수가 제국의 떡값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그 근거로 미심쩍었던 검찰의 관련 수사결과가 떠오른다. 그래서 '특검'이 뜬거라지만, '특검'도 검사 출신이 한다. 신뢰를 받기는 어렵다. 가뜩이나 공안검사 출신이다. 그래도 특검은 나름 용감해보인다. 제국 회장의 개인집무실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했으며, 비자금과 치부가 숨겨져 있다는 비밀금고가 있는 곳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벌였다. 결과는? 당연히, '원하는 것'을 얻지는 못했다. 바보가 아닌 한, 반드시 숨겨놔야 할 물건의 출처가 언론에 보도됐음에도 그 물건을 위치 그대로에 놓을리는 없을 것이다. 또다른 장소로 옮기는 것이 자연스럽다. 누리꾼들은 이를 근거로 특검을 비웃기 시작한다. '생쇼'한다는 것이다. 그러던 와중에, 회장의 처가 비자금으로 고가의 미술품을 다량으로 구입했고, 그 미술품들이 놀이공원의 창고에 있다는 제보가 흘러나왔다. 언론의 보도는 '찾았다'와 '못찾았다'로 엇갈린다. 과연 찾았을까? 그렇다면, 그 '찾은 미술품'의 출처와 자금원은 어디일까?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특검의 수사정보에 대해 보수언론이 먼저 '특종'으로 보도해 기밀이 노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과연 그랬을까? 그랬다면, 이것 역시 '도마뱀 꼬리 자르기'이다. 특검에 명분은 주되, 실익은 주지 않는 영리한 계산이라는 이야기들이 떠돌아다닌다.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드는 것은 '비자금 금고'와 '고가의 미술품' 중 무엇이 더 치명적일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의 갈림길이 될지도 모르겠다. 고도의 '도마뱀 꼬리 자르기'일 가능성, 무조건 배제할 수 있을까? 기름유출 사건 '쌍방 과실'의 허와 실 중공업이 가지고 있던 유조선이 예인선 크레인단과 충돌해 기름유출 사건이 일어난다. 하지만, 제국은 검찰의 수사결과 '쌍방과실'이 있기 이전에 보상은커녕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수사결과가 있고 나서야 사과를 신문에 전면광고로 내건다고 한다. 하지만, 검찰은 사건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중공업의 중과실 부분에 대해서는 민사재판의 몫으로 넘기며 판단을 유보해버렸다. 그렇다면 법원은 신뢰할 수 있을까? 양심고백을 시도한 변호사는 "법원이 삼성을 감싸는 것에 대해 절망을 느낀다"고 했다. 법원이 특별수사·감찰본부의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제국의 '관리'는 이미 법원에도 미친지 오래라고 했다. 제국은 검찰 수사에 불만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피해 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발은 대단하다. 예상했던 부분이다. 중과실 부분에 대한 판단이 유보됨으로써, 중공업의 피해보상 한도는 보험업계가 지급하는 보상금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된 것이다. 사고 유조선이 가입한 보험사가 배상할 1300억원, 그리고 각국 정유사 등 화주의 분담금으로 조성된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과 IOPC 펀드에서 책임질 1700억원. 총액 3000억원이다. 실질적인 피해보상액수를 3000억원을 훨씬 상회하지만, 이를 보상받을 길은 늦춰지거나, 최악의 경우엔 없어질 수도 있다. 이것도 결국 '도마뱀 꼬리 자르기'다. 제국이 공직사회에 던졌다는 숱한 뇌물 제공 의혹들을 돌아보자. 과연 어떤 판결이 나올까? 제국에서는 유명 변호사들을 대거 기용할 것이며, 만반의 준비를 갖출 것이다. '도마뱀 꼬리 자르기'는 이번에도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도마뱀 꼬리 자르기, 과연 끝을 볼 수 있을까 '도마뱀 꼬리 자르기'와 관련해, 변호사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었다. 물산의 어느 직원이 비자금 관련 자료의 복사본을 들고 협박을 했을 때다. 전략기획실의 핵심임원으로 차기 전략기획실장 가능성이 크다는 모 임원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걔, 그냥 죽여버릴까?" 과연 사실일까? 제국의 '도마뱀 꼬리 자르기'가 어느 정도로 이뤄지는지 알 수 있는 재미있는 일화다. 그렇듯 막강한 힘을 자랑하는 제국은 왜 '금산분리 완화'와 '출총제 폐지'에 주목하고 있을까? 지배권 승계에 막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몇 년 전에 두 가문의 계열분리를 성사시킨 재벌, 그리고 지금의 제국 못지 않은 영향력을 누리다가 분해된 재벌들이 떠오른다. 전자는 최악의 순간을 미리 대비한 것이며, 후자는 날개를 끝까지 펼쳤다가 종말을 맞이한 것이다. 제국의 날개는 지금이 전성기일지도 모른다. 내가 제국을 보며 항상 떠올리는 것은, "달도 차면 기운다"는 이야기다. 제국의 달은 가득 찼으며, 날개 역시 더할 나위없이 펼쳐올렸다. 그렇다면, 기우는 일이 다가올지도 모른다. 과연, 그 순간은 다가올 수 있을까? <한겨레21>은, 제국의 후계자에게 "전자의 회장"이나 "금융그룹 회장"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했다. 제국의 황제로 군림했던 아버지와는 달리, 이렇게 되면 아들은 일국의 왕에 불과할 날이 올 것이다. 제국은 결코 그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제국의 '도마뱀 꼬리 자르기'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과연 제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렇듯,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제국의 미래는 제국에 대한 원성이 점점 자자해지고 있는 민심의 향방에 따라 좌우될지도 모른다. 제국의 미래, 그렇듯 복잡한 변수가 많기에 더욱 흥미진진한 것 같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도마뱀은 이러한 능력으로써, 꼬리가 잘릴 경우에는 절단 부분이 수축돼 피가 흐르는 것을 방지한다고 한다. 적으로부터 도피할 때도, 이 능력은 효용성이 크다고 한다. '도마뱀 꼬리 자르기'란, 도마뱀의 이러한 능력에서부터 비롯된 속담이다. 큰 잘못을 저질렀거나 반드시 도망가야 할 경우, 생색내기식 댓가를 치르거나 별다른 힘을 쓸 수 없는 하부조직원들만이 죄의 댓가를 치루고 핵심조직원은 면죄부를 받았을 때 쓰는 표현이다. 권력과 돈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회일수록, '도마뱀 꼬리 자르기'는 빈번하게 이루어진다. 우리는 어쩌면, 역사에 남을 '도마뱀 꼬리 자르기'를 보는 것일지도 모른다. 삼성그룹을 주목해보자. 16억원이라는 '도마뱀 꼬리'를 자르며... 아버지가 아들에게 60억 8천만원의 현금을 물려준다. 이중에서 납부해야 하는 증여세는 16억원이었다. 그렇다면 남은 44억 8천만원을 어떻게 활용했을까? 아버지가 수많은 기업을 거느린 그룹 회장임을 감안해보자. 계열사 간의 순환출자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며, 어느 놀이공원이 그룹 핵심기업의 대주주로 떠오른다. 아들은 44억 8천만원으로 그룹의 부동산을 소유한 회사와 핵심기업의 전환사채들을 차례로 집중적으로 인수하며, 엄청난 금액을 벌이들인다. 그러면서 최종적으로는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상장해 놀이공원의 대주주로 확정된다. 놀라운 수단이다. 조지 소로스도 울고 갈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불법이 밝혀졌다. 아들이 벌인 인터넷 사업이 끼친 손해를 그룹 계열사들이 떠맡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며, 놀이공산의 대주주로 등극해 그룹을 장악하기까지, 아버지의 핵심부하들이 모인 구조조정본부(현 전략기획실)가 조직적으로 기획하고 공모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무엇이 목적이었을까? 증여세가 불과 16억원이라는 것을 감안해보자. 세금을 내지 않으면서 온전히 재산과 지배권을 상속하려는 목적이었다는 이야기가 세상에 널리 퍼지기 시작한다.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죄값은 아버지와 아버지의 핵심부하들에게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놀이공원의 전현직 사장들이 모두 자신들의 혐의라고 시인했다. 하지만, 세상은 비웃는다. "도마뱀 꼬리자르기"라는 것. 놀이공원의 사장 자리를 원할 간부들은 곳곳에 있다. 게다가 '관리의 그룹'이라고 소문난 이 재벌이 희생한 그들을 설마 내치겠느냐는 이야기도 있다. 정말로 '도마뱀 꼬리 자르기'일까? 그렇다면, '도마뱀 꼬리 자르기'는 성공한 것이다. 이와 관련된 부당이득 반환 청구의 공소 시효는 10년으로써, 사건이 1996년에 일어났음을 감안해야 한다. 물 건너 갔다. 16억원으로 이렇게 대박낼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라.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도, 미국의 조지 소로스라 할지라도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상징'을 버리는 대신, '실속'을 취하다? '거대한 제국'에 치명적인 일이 생긴다. 핵심간부 역을 맡던 변호사가 언론에 양심고백을 하며, 조직의 치부를 모조리 폭로하기 시작한 것이다. 변호사의 도덕성을 건드려봐야 소용이 없다. 그는 이미, "나 자신의 구속도 충분히 감수하고 있다"고 각오했으니까. 이로써, '특검'이 성립된다. 원래는 검찰이 수사해야 할 일이지만, 검찰 중 상당수가 제국의 떡값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그 근거로 미심쩍었던 검찰의 관련 수사결과가 떠오른다. 그래서 '특검'이 뜬거라지만, '특검'도 검사 출신이 한다. 신뢰를 받기는 어렵다. 가뜩이나 공안검사 출신이다. 그래도 특검은 나름 용감해보인다. 제국 회장의 개인집무실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했으며, 비자금과 치부가 숨겨져 있다는 비밀금고가 있는 곳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벌였다. 결과는? 당연히, '원하는 것'을 얻지는 못했다. 바보가 아닌 한, 반드시 숨겨놔야 할 물건의 출처가 언론에 보도됐음에도 그 물건을 위치 그대로에 놓을리는 없을 것이다. 또다른 장소로 옮기는 것이 자연스럽다. 누리꾼들은 이를 근거로 특검을 비웃기 시작한다. '생쇼'한다는 것이다. 그러던 와중에, 회장의 처가 비자금으로 고가의 미술품을 다량으로 구입했고, 그 미술품들이 놀이공원의 창고에 있다는 제보가 흘러나왔다. 언론의 보도는 '찾았다'와 '못찾았다'로 엇갈린다. 과연 찾았을까? 그렇다면, 그 '찾은 미술품'의 출처와 자금원은 어디일까?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특검의 수사정보에 대해 보수언론이 먼저 '특종'으로 보도해 기밀이 노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과연 그랬을까? 그랬다면, 이것 역시 '도마뱀 꼬리 자르기'이다. 특검에 명분은 주되, 실익은 주지 않는 영리한 계산이라는 이야기들이 떠돌아다닌다.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드는 것은 '비자금 금고'와 '고가의 미술품' 중 무엇이 더 치명적일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의 갈림길이 될지도 모르겠다. 고도의 '도마뱀 꼬리 자르기'일 가능성, 무조건 배제할 수 있을까? 기름유출 사건 '쌍방 과실'의 허와 실 중공업이 가지고 있던 유조선이 예인선 크레인단과 충돌해 기름유출 사건이 일어난다. 하지만, 제국은 검찰의 수사결과 '쌍방과실'이 있기 이전에 보상은커녕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수사결과가 있고 나서야 사과를 신문에 전면광고로 내건다고 한다. 하지만, 검찰은 사건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중공업의 중과실 부분에 대해서는 민사재판의 몫으로 넘기며 판단을 유보해버렸다. 그렇다면 법원은 신뢰할 수 있을까? 양심고백을 시도한 변호사는 "법원이 삼성을 감싸는 것에 대해 절망을 느낀다"고 했다. 법원이 특별수사·감찰본부의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제국의 '관리'는 이미 법원에도 미친지 오래라고 했다. 제국은 검찰 수사에 불만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피해 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발은 대단하다. 예상했던 부분이다. 중과실 부분에 대한 판단이 유보됨으로써, 중공업의 피해보상 한도는 보험업계가 지급하는 보상금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된 것이다. 사고 유조선이 가입한 보험사가 배상할 1300억원, 그리고 각국 정유사 등 화주의 분담금으로 조성된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과 IOPC 펀드에서 책임질 1700억원. 총액 3000억원이다. 실질적인 피해보상액수를 3000억원을 훨씬 상회하지만, 이를 보상받을 길은 늦춰지거나, 최악의 경우엔 없어질 수도 있다. 이것도 결국 '도마뱀 꼬리 자르기'다. 제국이 공직사회에 던졌다는 숱한 뇌물 제공 의혹들을 돌아보자. 과연 어떤 판결이 나올까? 제국에서는 유명 변호사들을 대거 기용할 것이며, 만반의 준비를 갖출 것이다. '도마뱀 꼬리 자르기'는 이번에도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도마뱀 꼬리 자르기, 과연 끝을 볼 수 있을까 '도마뱀 꼬리 자르기'와 관련해, 변호사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었다. 물산의 어느 직원이 비자금 관련 자료의 복사본을 들고 협박을 했을 때다. 전략기획실의 핵심임원으로 차기 전략기획실장 가능성이 크다는 모 임원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걔, 그냥 죽여버릴까?" 과연 사실일까? 제국의 '도마뱀 꼬리 자르기'가 어느 정도로 이뤄지는지 알 수 있는 재미있는 일화다. 그렇듯 막강한 힘을 자랑하는 제국은 왜 '금산분리 완화'와 '출총제 폐지'에 주목하고 있을까? 지배권 승계에 막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몇 년 전에 두 가문의 계열분리를 성사시킨 재벌, 그리고 지금의 제국 못지 않은 영향력을 누리다가 분해된 재벌들이 떠오른다. 전자는 최악의 순간을 미리 대비한 것이며, 후자는 날개를 끝까지 펼쳤다가 종말을 맞이한 것이다. 제국의 날개는 지금이 전성기일지도 모른다. 내가 제국을 보며 항상 떠올리는 것은, "달도 차면 기운다"는 이야기다. 제국의 달은 가득 찼으며, 날개 역시 더할 나위없이 펼쳐올렸다. 그렇다면, 기우는 일이 다가올지도 모른다. 과연, 그 순간은 다가올 수 있을까? <한겨레21>은, 제국의 후계자에게 "전자의 회장"이나 "금융그룹 회장"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했다. 제국의 황제로 군림했던 아버지와는 달리, 이렇게 되면 아들은 일국의 왕에 불과할 날이 올 것이다. 제국은 결코 그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제국의 '도마뱀 꼬리 자르기'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과연 제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렇듯,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제국의 미래는 제국에 대한 원성이 점점 자자해지고 있는 민심의 향방에 따라 좌우될지도 모른다. 제국의 미래, 그렇듯 복잡한 변수가 많기에 더욱 흥미진진한 것 같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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