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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범인 잡고 나서 생각해보니 겁이 나던데요”

등록 2008-01-23 19:36

부산 범죄용의자 추적해 ‘용감한 시민상’ 받은 롯데 투수 허준혁
부산 범죄용의자 추적해 ‘용감한 시민상’ 받은 롯데 투수 허준혁
부산 범죄용의자 추적해 ‘용감한 시민상’ 받은 롯데 투수 허준혁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투수 허준혁(23·사진) 선수가 부산시내에서 달아나던 범죄 용의자를 격투 끝에 붙잡아 경찰로부터 용감한 시민상을 받았다.

23일 부산진경찰서에서 시민상을 수상한 허 선수는 “나와 비슷한 나이의 젊은이라면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겸손해 했다. 허 선수는 지난 18일 저녁 8시30분께 부산진구 전포동 중앙중학교 근처에서 경찰의 추적을 피해 달아나던 최아무개(27)씨를 발견하곤 200여m를 뒤쫓아가 막다른 골목에서 격투 끝에 붙잡은 뒤 뒤따라온 경찰관들에게 넘겼다. 당시 허 선수는 승용차를 타고 가다 우연히 최씨를 발견하고 차에서 내려 추격했다. 최씨는 주변 상가에서 도난수표를 사용하려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부산진경찰서 서면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으로부터 조사를 받다 상가 문을 박차고 달아나던 중이었다.

허 선수는 “당시엔 그저 범인을 잡아야겠다는 생각밖엔 들지 않았는데 범인을 경찰관에게 넘기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범인이 흉기라도 갖고 있었더라면…’하는 생각이 들어 조금 겁이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수태 부산진경찰서장은 “범죄 현장에서 경찰에 신고하는 시민은 많이 있지만 자신의 안위를 살피지 않고 범인을 검거하는 데 뛰어드는 시민은 극히 드물다”며 허 선수를 칭찬했다.

2004년 롯데자이언츠에 입단한 허 선수는 지난 시즌에 야구 강국인 도미니카공화국의 윈터리그에 참가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는 등 롯데의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시속 150㎞에 이르는 직구를 주무기로 지난 시즌 2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1패를 기록했던 허 선수는 이날 오후 팀과 함께 사이판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부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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