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수사하는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24일 삼성 에버랜드 창고에 보관된 미술품 가운데 비자금으로 구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작품과 작가·제목이 동일한 작품을 여럿 확인하고, 이를 추려내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또 홍송원(55) 서미갤러리 대표를 불러 조사할 날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정석 특검보는 “에버랜드 창고에서 발견된 일부 작품이 김용철 변호사가 공개한 작품의 제목과 같더라도, 동일한 작가의 다른 작품이거나 연작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며 “특검팀이 촬영해 온 자료가 과연 경매 목록에 나온 작품과 같은 것인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특검팀은 삼성증권 과장급 실무자 등 직원 두 명을 불러 차명계좌 개설 경위 등을 조사했다.
한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참여연대 등 삼성 비자금 사건 고발 단체들은 이날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을 찾아 조준웅 특검에게 미술품 구입 과정 등을 포함한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했다. 이들과 면담에서 조 특검은 “삼성 쪽 참고인들이 제 발로 직접 나오거나 제 시간에 나오는 소환자가 없다”며 조사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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